[세계경제가 심상찮다]한국경제는 괜찮나

  • 입력 2005년 4월 19일 0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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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된다.

현재 부정적인 대외변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경기 경착륙 가능성,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가능성, 유가 고공행진 등.

유리한 대외변수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원화가치 상승이 국제유가 상승을 일정부분 상쇄해 주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한국은 그동안 내수 침체로 인한 성장률 하락을 수출로 메워 왔다. 그러나 대외변수 악화로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 기업 실적 및 소비심리 악화로 이어져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던 내수 경기가 다시 가라앉을 수 있다.

더구나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금리 인상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리인상은 통화긴축을 의미한다. 따라서 금리가 오르면 소비성향이 둔화되고 미국의 수입이 덩달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또 초저금리 상태였던 미국에서 빠져나와 성장성이 높은 한국 등 신흥시장으로 유입됐던 금융자본이 미국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이들 국가의 환율시장과 주식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여기에 경제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원-달러 환율이 계속 내려가면 수출기업의 채산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기업들의 1분기(1∼3월) 실적 발표를 보면 이미 수출채산성이 악화되는 조짐이 여러 군데서 감지되고 있다.

올해 들어 다시 급등하는 유가도 국내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국내 원유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작년 말 배럴당 34.15달러에서 15일 현재 45.02달러로 올라 작년 말보다 31.8%가 올랐다.

최근 유가 폭등세는 잠시 주춤해졌지만 중동 정세 불안, 산유국들의 추가생산 여력 한계, 중국의 수요 증가 등 만성적인 수급 불안요인이 그대로 남아 있다.

또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 여부도 한국 경제에는 중대한 위험 요소다.

위안화 절상은 중국 기업과 수출 경쟁을 하는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중국 기업과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역시 수출에 타격을 받고 이에 따라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이미 한국의 제1수출국이다.

LG경제연구원 이지평(李地平) 연구위원은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높고 중국과 수출 경합관계에 있는 산업은 저가 가전제품, 섬유 등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위안화 절상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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