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헤르메스 英현지조사…삼성물산 주가조작 혐의관련

  • 입력 2005년 3월 21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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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삼성물산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영국계 펀드인 헤르메스에 대해 영국 런던에서 현지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14일부터 20일까지 직원 4명을 헤르메스 본사가 있는 런던으로 파견해 헤르메스 관계자들을 상대로 대면조사를 벌였다고 21일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에서 헤르메스가 한국의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삼성물산에 대한 외국인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을 흘린 뒤 보유주식을 전량 매각한 경위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헤르메스의 인터뷰 내용이 증권거래법상 ‘시세조종 등 불공정 행위’에 해당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조사해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사팀이 20일 귀국해 조사 성과에 대해 말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면서 “조사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가급적 빨리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증권거래법 188조는 ‘부당한 이득을 얻기 위해 고의로 허위의 시세 또는 허위의 사실, 기타 풍설을 유포하거나 위계를 쓰는 행위’를 시세조종 관련 불공정 행위로 명시하고 있다.

헤르메스는 지난해 12월 1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물산이 외국인투자자들에 의해 적대적 M&A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며 이틀 뒤 삼성물산 주식 777만2000주(5%)를 주당 평균 1만4604원에 팔았다.

헤르메스가 삼성물산의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판명되면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윤증현(尹增鉉)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외국자본의 한국 진출에 찬성하지만 한국에 오면 한국 법률을 따라야 한다”며 “한국시장이 무시를 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헤르메스에 대한 영국 현지 조사는 금융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있으면 계속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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