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월드]편리…화려…기발… “이래서 명차네”

  • 입력 2005년 3월 20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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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판매가 늘면서 영화에서나 보던 외국 명차(名車)들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라디에이터 그릴만 보고도 ‘○○ 메이커의 ○○ 브랜드’라고 척척 맞히는 자동차 마니아들도 차량의 내부에 대해선 속속들이 알기 어렵다.

고급차일수록 짙은 틴팅(선팅)이 돼 있어 내부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창문에 코를 박고 주차된 차량의 안을 들여다보는 것도 생뚱맞다. 더욱이 직접 운전해 보지 않으면 무수히 많은 버튼의 기능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최근 국내에 선보인 수입차들의 내부 인테리어와 각종 편의·안전장치를 소개한다.


▽극한으로 치닫는 편리함과 화려함=고급차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벤츠의 S600은 명성만큼이나 내부도 잘 꾸며져 있다. 벤츠가 자랑하는 ‘데지뇨 패키지’를 선택하면 최고급 품질의 가죽과 무늬목을 사용한 인테리어를 내부를 장식할 수 있다. 이는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의자는 조향 각도와 가속도 등에 따라 양쪽 가장자리 부분이 부풀어 올라 운전자가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준다. 왼쪽으로 코너링할 땐 의자의 왼쪽 부분이, 오른쪽으로 틀면 오른쪽 부분이 부풀어 오르는 식이다.

대부분의 유럽산 차량처럼 헤드라이트 등 외부조명을 켜는 버튼이 운전석의 왼쪽에 회전식으로 장착돼 있다. 한국산 차에 익숙한 운전자가 첫 시승 때 당혹스러워하는 대목이다.

벤츠가 우아함을 추구한다면 BMW 760i는 첨단 메커니즘을 자랑한다.

운전자가 다이얼로 각종 전자장치를 조작할 수 있는 ‘i드라이브’, 중앙 콘솔 서랍에 있는 무선전화기, 마사지 기능이 있는 의자 등이 대표적인 편의장치. 마사지 의자는 처음 사용할 땐 다소 어색하지만 쓰다보면 장시간 운전 때 허리와 엉덩이의 피로가 한결 덜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최근 국내에 선보인 아우디 A8 6.0도 독일 고급차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운전석에 앉아 기어 박스 옆의 지문인식 시스템에 손가락을 대면 사전에 정해 놓은 의자 위치, 사이드 미러, 오디오 등이 자동으로 조절된다. 비행기 1등석을 연상시키는 전동식 뒷좌석에는 발을 올려놓을 수 있는 ‘풋 레스트’가 달려 있다. 또 뒷좌석 중간에는 섭씨 영상 10도에서 영하 15도까지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냉장고와 미니바도 있다.

재규어 XJ롱휠베이스도 고급스러움에서는 빠지지 않는다. 크롬으로 도금된 변속레버는 자동차 문외한이라도 영국 고급차의 기품을 느끼게 한다. 또 앞좌석 머리받침대 뒤편에는 6.5인치 액정화면이 붙어 있어 뒷좌석 승객이 DVD나 TV를 볼 수 있다.

▽통통 튀는 아이디어=‘볼보’하면 유행보다는 안전을 고집하는 스웨덴 명장(名匠)들의 우직함이 떠오르게 마련. 하지만 볼보 차량의 안을 들여다보면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아이디어 기기들이 가득하다. 볼보에 장착된 내비게이션 모니터는 계기판(대시보드) 중간에서 위로 스르륵 솟아오르도록 돼 있다. 리모컨으로 작동한다.

소형 세단인 S40의 센터페이시아(운전석과 보조석 사이에 있는 계기판)도 볼보의 자랑거리다. 두께 5cm의 판에 각종 버튼이 붙어 있는 형태로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을 준다. 뒤쪽에 휴대전화나 디지털카메라 등 작은 소품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덴마크 건축가 아니 야콥슨의 목제 의자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4월 한국에 들여오는 포드자동차의 ‘머스탱’은 계기판 색깔을 무려 125가지로 바꿀 수 있다. 차를 주문할 때 특정 색깔을 지정하면 그에 맞춰서 출고된다. 자기만의 차를 갖고 싶어 하는 젊은 운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는 안전장치를 느껴보는 것도 수입차를 감상하는 방법 중 하나.

폴크스바겐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아렉은 ‘커밍 홈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밤에 차에서 나올 때 일정 시간 동안 헤드램프와 테일램프가 자동으로 켜져 운전자의 안전을 지켜준다. 폴크스바겐의 고급 세단인 페이톤의 자동거리조절(ADR) 시스템은 앞차와의 거리를 레이더로 감지해 속도를 조절한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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