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봉 예보사장 “9살 예보 현실맞게 바꿔야죠”

  • 입력 2005년 3월 6일 18시 09분


올해 1월 취임한 최장봉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제공 예금보험공사
올해 1월 취임한 최장봉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제공 예금보험공사
올 1월 7일 취임한 최장봉(崔長鳳·54)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경제관료 출신이 아닌 첫 예보 사장이다. 그는 직전에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으로 일했다.

연구원에서 잔뼈가 굵은 학자가 정부 산하기관의 장이 되기는 그리 흔하지 않다.

최근 서울 중구 다동 집무실에서 만난 최 사장은 요즘 기업에서 강조되는 용어들을 많이 구사했다.

“직원 전원이 조직의 비전을 공유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비전경영’, 개개인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가치경영’, 고객과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윤리경영’에 주력하겠습니다.”

‘변화’ ‘고객만족’이란 표현도 빠뜨리지 않았다.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인터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최 사장의 ‘혁신 작업’은 앞으로 하나씩 가시화될 전망이다. 취임 후 단행한 조직개편은 예고탄 성격을 지닌다.

이번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보험정책실’ 신설. 현재 보험료율이 적정한지, 5000만 원인 보호 한도를 조정할 필요가 없는지 뿌리부터 검증하는 조직이다.

“예보가 출범한 지도 내년이면 10년입니다. 그동안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금융환경은 엄청나게 달라졌습니다. 예보도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됐습니다. 이제 출범할 당시에 도입했던 제도들을 처음부터 전면 재검토할 때가 됐습니다”

최 사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예금보험 및 금융감독제도 전문가. 특히 금융연구원, 조세연구원, 예금보험공사 설립에 참여해 ‘금융계의 건축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설립에 참여한 기관 수 만큼이나 근무경력도 다양하다. 1985년 한국은행 전문연구위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금융연구원, 조세연구원에서 주로 연구활동을 해왔다. 중간 중간에 예보 조사분석실장, 금융감독원 감독조정실담당 부원장보로 현장 경험을 쌓기도 했다.

아직은 분위기나 말투에서 ‘사장’보다는 ‘박사’라는 호칭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덜 관료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조직운영에 대한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는 “박사가 사장 되니까 관리나 경영도 더 잘하더라는 사례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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