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동원금융에 매각…정부, 1조 6500억 추가투입

  • 입력 2005년 2월 18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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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한국투자증권을 5462억 원을 받고 동원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1조6500억 원의 공적자금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또 최대 500억 원가량의 사후손실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투증권에는 모두 6조5500억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지만 회수액은 1조 원을 약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재정경제부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예금보험공사와 동원금융지주가 합의한 ‘한투증권 주식매매계약 체결 및 공적자금 지원안’을 승인했다.

이로써 한투는 매각을 위한 절차가 마무리되는 3월 말에 동원금융지주로 완전히 넘어가게 된다. 정부가 2003년 11월 한투 매각계획을 확정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승인안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한투에 1조500억 원을 추가 출자하고 한투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과 채권 등 자산 6000억 원어치를 매입하는 등 모두 1조65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다.

1974년 5개 시중은행과 27개 증권사가 공동 설립한 한투는 그동안 정부의 증시부양정책에 동원되면서 부실이 쌓여왔다.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대우사태로 인해 한투가 경영위기에 처하자 1999∼2000년 4조9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공자위 관계자는 “한투의 기존주주 지분(정부 98.7%, 우리사주 등 1.3%)을 100% 감자한 뒤 예보가 1조500억 원을 투입해 100% 지분을 취득하게 된다”며 “예보는 곧바로 이 지분을 동원금융지주에 5462억 원을 받고 넘긴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투에서 매입하는 자산 6000억 원어치를 5000억 원 정도에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공적자금 회수금액은 매각대금 5462억 원을 합쳐 1조400억 원에 그친다.

예보는 또 한투의 펀드 손실에 대해 고객들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손실 등 최대 500억 원가량을 사후에 보전해주기로 했다.

동원금융지주는 앞으로 3년간 한투를 매각할 수 없으며 경영권과 상관없는 50% 미만의 지분은 1년 후부터 매각할 수 있다.

한투 매각을 계기로 국내 증권 및 투신업계의 판도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동원증권과 한투를 합치면 시장점유율 1, 2위의 증권사가 된다.

한편 한투 매각으로 예보와 하나은행의 대한투자증권 매각 협상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예보와 협상을 벌여왔지만 가격차가 너무 커 그동안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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