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펀드’를 잡아라…선박-부동산상품에 수천억씩 뭉칫돈

  • 입력 2004년 12월 6일 18시 19분


《선박과 부동산, 금 등에 투자하는 실물펀드에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언제라도 현금화할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대기하고 있다가 이들 상품이 나올 때마다 수천억 원씩 몰리는 이른바 ‘스폿(spot) 투자’가 성행하고 있는 것. 금융계 전문가들은 “초저금리가 지속되는 한 금리 6∼7%대의 고수익 상품에 뭉칫돈이 몰렸다가 사라지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날개 돋친 선박펀드=실물펀드 중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것은 선박펀드.

삼성증권과 LG투자증권이 3일 모집(96억 원)을 마감한 ‘아시아퍼시픽 2호 선박펀드’에는 4211억 원이 몰려 청약경쟁률이 무려 43.9 대 1을 나타냈다.

이전까지 나온 7개 선박펀드에 모두 1조2000억 원(모집금액 1300억 원)이 몰려 평균 10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선박펀드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셈.

거래소 상장 선박펀드 현황
종목상장일1일 평균거래대금액면가대비 주가상승률
동북아1호선박투자회사2004년9월 17일4,8008.6
아시아퍼시픽1호선박투자회사2004년10월 15일7,0008.2
동북아2호선박투자회사2004년10월 22일6,4008.4
동북아6호선박투자회사2004년11월 30일92,0007.0
(11월 30일 기준 / 단위:만 원,%) 자료:증권거래소

선박펀드에 이처럼 돈이 몰리는 것은 최근 해운경기가 호조인 데다 연 5∼6%의 확정이자를 지급해 안정성이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이다. 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금까지 상장된 4개 선박펀드의 액면가 대비 주가상승률은 7.0∼8.6%에 이른다.

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적지만 주식을 사려면 1년치 이자수익을 ‘프리미엄’으로 줘야 겨우 구입할 수 있다.

대우증권 프로젝트파이낸싱부 유상철(庾相哲) 팀장은 “선박펀드는 3억 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있고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거액 자산가들이 선호한다”면서 “평균 청약금액은 1억∼2억 원이지만 200억 원을 투자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펀드=맵스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를 지난달 23일 판매한 조흥은행은 업무 개시 30분 만에 모집금액 500억 원을 판매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조흥은행 신탁업무부 김상곤(金相坤) 팀장은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당일 1000억여 원이 모였다”면서 “수익률이 은행 예금금리의 갑절인 7.5%여서 고객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금펀드는 최근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떠오르고 있는 대안상품.

삼성투신운용이 7월 첫선을 보였을 때만해도 자금이 모이지 않아 사실상 ‘실패작’으로 보였다. 하지만 10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1000억 원 넘게 팔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CJ자산운용과 삼성증권, 한국씨티은행 등이 금펀드를 내놓을 때마다 무서운 기세로 팔렸다.

공모예정 선박펀드 및 부동산펀드
종류펀드공모 일정연 수익률모집금액판매사
선박펀드아시아퍼시픽3호선박투자회사12월 7, 8일5.8%96억 원삼성, LG증권
아시아퍼시픽4호선박투자회사내년 1월 초순5.8%70억 원삼성, LG증권
아시아퍼시픽5∼7호선박투자회사내년 1월 중순6.0%각각 150억 원삼성, LG,현대증권
동북아8호선박투자회사내년 1월 중순6.2%130억 원대우증권
아시아퍼시픽8호선박투자회사내년 1월 말6.2%100억 원삼성증권
부동산펀드맵스프런티어 4∼6호12월 중순8%총 700억 원미래에셋증권 등
KTB칸피던스 3호12월∼내년 1월7∼8%200억 원미정
판매 일정은 업체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자료:각 금융회사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