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8일 내놓은 ‘환율 하락의 영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다른 경기 변수들이 변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할 경우 연간 기준으로 원화가치가 1% 오르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0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가치는 10월 1일부터 이달 26일 사이 10.0% 올랐다. 이런 환율 하락 효과가 1년간 지속될 경우 수출 감소 등으로 GDP 성장률은 0.5%포인트 떨어진다는 것.
경제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달러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경우 수출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내년 경기 하강의 폭이 예상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은 이날 원-달러 환율이 내년 1·4분기(1∼3월) 1000원, 2·4분기(4∼6월) 98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CSFB증권은 아시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3개월 후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기존 1100원에서 995원으로 낮추고 아시아 통화 가운데 환율 하락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12월 초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최근의 환율 급락세로 인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수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경제연구소는 올해 3·4분기(7∼9월) 성장률이 4.6%로 하락한 점과 최근의 환율 급락세를 감안해 내년 상반기 성장률이 ‘3%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金京源) 상무는 “내년 수출은 정보기술(IT) 교체 수요가 마무리되면서 둔화가 불가피했는데 환율 급락으로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비교시점인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5%대로 높아 내년 성장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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