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금융네트워크 추진 수출입은행 신동규 행장

  • 입력 2004년 11월 28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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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규 수출입은행장은 “국제 금융은 사람 장사”라고 말한다. 그래서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모두 71일 동안 세계 19개 나라를 방문해 국제 무역금융 인맥을 형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달 12일부터 22일까지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남미 3개국의 금융인들을 만나고 돌아왔다. 박주일기자
신동규 수출입은행장은 “국제 금융은 사람 장사”라고 말한다. 그래서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모두 71일 동안 세계 19개 나라를 방문해 국제 무역금융 인맥을 형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달 12일부터 22일까지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남미 3개국의 금융인들을 만나고 돌아왔다. 박주일기자
《신동규(辛東奎) 수출입은행장은 지난해 9월 취임한 뒤 개선해야 할 업무내용 하나를 발견했다. 한국 항공사들이 미국 보잉사 등에서 화물기 등을 수입할 때 수입 대금의 대부분을 한국 수출입은행이 빌려주고 있었던 것. 신 행장은 “화물기를 팔아 막대한 돈을 버는 미국의 수출입은행도 필요한 돈의 절반 이상을 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양측의 협상이 시작됐고 올해 10월 신 행장의 의사가 반영된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수출입은행이 의사를 관철한 데에는 신 행장과 미국 수출입은행 제프리 밀러 부총재의 끈끈한 인연이 큰 힘이 됐다.

신 행장은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미국 워싱턴 주재 재경관으로 일하며 밀러 부총재와 30억 달러 차관 도입 협상을 벌였다.

밀러 부총재는 김치를 유난히 좋아했다. 신 행장은 그와 한식당에서 자주 만나 식사하며 교분을 쌓았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전화를 하며 인연을 이어갔다.

“화물기 건에 대해 밀러 부총재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간곡하게 설득했습니다. 이제는 친구지간이 된 밀러는 성심껏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였어요.”

신 행장은 “국제 금융은 사람장사”라고 잘라 말한다. 그래서 수출입은행장이 된 뒤 세계 각국을 부지런히 쫓아다니며 무역금융 인맥 형성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취임한 이후 재임 기간의 16%에 해당하는 71일을 해외에서 일했다. 그동안 방문한 나라는 19개국, 32개 주요 기관의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양쯔린(羊子林) 중국 수출입은행장과는 형과 아우로 부르는 사이다. 그리고 이 사실은 ‘관계’를 중요시하는 중국 금융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올해 4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에서 처음 만났다.

공식 협상을 마친 뒤 술잔을 기울이며 한국과 중국의 경제와 금융 협력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마음이 통했고 나이가 많은 양쯔린 행장이 형이 되기로 한 것.

올해 9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수행할 때에는 타타르스탄자치공화국의 민니하노프 수상과도 인연을 맺었다.

민니하노프 수상은 신 행장이 현지의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사업 현장을 방문할 때 자신의 전용기를 제공하는 등 극진한 대접을 했다. 호의에 대한 답례로 신 행장은 올해 11월 민니하노프 수상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만찬을 베풀며 우정을 나눴다.

신 행장은 “나와 민니하노프 수상의 좋은 관계가 현지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12∼22일에는 노 대통령을 수행해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칠레 등지의 주요 은행장들을 두루 만나고 돌아왔다.

신 행장은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는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도우러 왔다’는 내용이 신문에 대서특필 되는 등 국력 신장을 절감했다”며 “국제 무역금융 네트워크를 더 갈고 닦아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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