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값에 '골드러시' 행렬

  • 입력 2004년 11월 26일 16시 43분


코멘트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의 영향으로 국제 금값이 치솟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의 런던금속거래소에서 현물 금값은 전날보다 3.55달러 오른 온스 당 452.7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88년 6월 21일 이후 최고가격이다.

국제 금값 급등에 따라 국내에서도 금이나 금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에서 귀금속 도매업체 '골드바'를 운영하는 전상택씨는 "금 시세를 묻거나 금 구입 관련 문의를 하는 전화가 하루 50여통씩 걸려온다"며 "문의전화가 두세 달 전보다 30%가량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종로 귀금속 도매상가에 가게를 갖고 있는 김모씨는 "kg 단위로 금을 사겠다는 사람도 1주일에 2, 3명은 된다"고 귀띔했다.

26일 현재 순금의 국내 도매가격은 1돈(3.75g)에 6만2500원으로 올해 6월 말에 비해 3000원가량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6월 말 1155원대에서 최근 1050원대로 떨어진 점을 감안할 때 달러 환산 가격으로는 15%가량 오른 셈이다.

신한은행이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현물 금 투자 상품인 '신한골드리슈'에도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첫 선을 보인 이 상품의 판매잔액은 올해 8월 말 230억원에서 26일 현재 498억원으로 증가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는 한 국제 금값의 고공행진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피데스증권 김한진(金漢進) 전무는 "금은 가치가 안정적인 상품이어서 전통적으로 달러화 약세 국면에서 최적의 대체 투자처였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홍춘욱(洪椿旭) 투자전략팀장은 "11월 들어 국제유가 급등세가 꺾이자 투기성 자금이 원유시장에서 금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금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 시장의 수급 여건도 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 금 협회는 올해 3·4분기(7~9월) 세계 금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 증가한 반면 세계 금 공급량은 23% 감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최근 "금값이 당분간 달러화 약세, 지정학적 불안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를 보이겠지만, 금리인상 기조 정착과 세계 금융시장 안정에 따라 내년 중반까지 400달러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은행 상품개발실 윤태웅(尹泰雄) 부실장은 "금값 결정요인이 워낙 다양하고 최근 금 시장에 투기꾼이 대거 들어와 있는 만큼 금 시세를 섣불리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과도한 투자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