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소비 급감… 주유소들 ‘한숨’

  • 입력 2004년 11월 15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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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갈수록 줄어 걱정이 태산입니다.”

15일 만난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성신주유소의 이승찬 소장의 하소연이다. 이 소장은 “경기불황과 고유가의 영향으로 주유소 매출이 작년에 비해 20∼3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서울 강남지역의 사정도 비슷하다. 서울 강남구 학동에서 LG칼텍스정유 직영점을 운영하는 김남은 사장은 “예전처럼 휘발유를 가득 넣는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휘발유 내수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경제난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국제유가까지 오르면서 차량 운행을 자제하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4345만배럴로 작년 같은 기간의 4515만배럴에 비해 3.8% 감소했다.

휘발유 소비가 줄면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곳은 주유소 업계.

한국주유소협회는 올해 들어 9월까지 전국에 있는 직영 또는 자영 주유소 1만1402곳 가운데 0.8%인 88곳이 폐업했다고 밝혔다.

휴업 중인 주유소도 강원 21곳, 충북 20곳, 전남과 경북이 각각 14곳, 경기 11곳 등 전국적으로 111곳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전국 국도 주변에는 문을 닫은 채 흉물처럼 방치된 주유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유업계는 이에 따라 일반 주유소보다 휘발유 값이 저렴한 ‘셀프 주유소’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SK㈜는 최근 일반형과 셀프형으로 병행 운영해오던 경기 안양 석수주유소를 완전 셀프주유소로 전환하는 등 셀프주유소 확충을 검토 중이다. LG칼텍스정유도 현재 인천, 경기 수원, 의정부, 용인 등 4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셀프주유소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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