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産 ‘칼로스’ 中國産 ‘길림성 동북米’…한국인 식탁 노린다

  • 입력 2004년 11월 10일 18시 26분


코멘트
내년부터 미국산 ‘칼로스’와 중국산 ‘지린성 동북미’ 등 외국산 쌀이 할인점과 동네 슈퍼마켓에서 국내산 쌀과 나란히 진열돼 판매될 전망이다.

10일 농림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쌀 협상이 타결되면 내년부터 수입 쌀의 일부가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수입 쌀을 국내산 쌀과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국제통상 원칙 때문에 소비자 판매가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결과에 따라 쌀 관세화를 통한 수입자유화를 미루는 대신 1995년부터 올해까지 일정량의 외국산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 왔다.

다만 농민 반발을 우려해 쌀과자 쌀국수 등 가공용으로만 유통시키고 일반 가정이나 식당에는 판매하지 않았다.

윤장배(尹彰培)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국내 쌀 수급상황에 따라 사용 용도를 정하는 것은 수입국의 권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의 근거가 되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의 ‘내국민 대우 원칙’에 위배된다는 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내국민 대우 원칙은 수입 쌀도 국내산 쌀처럼 가공용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용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WTO에서는 쌀 협상이 열리기 전부터 이 문제가 수차례 제기돼 왔다.

농림부는 지난달 초 국정감사에서 “협상 상대국들이 수입 쌀의 소비자 판매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쌀 협상의 핵심 쟁점이 됐음을 시사했다.

정부가 농민 반발 때문에 소비자 판매를 거부해 통상 분쟁으로 번질 경우 한국에 불리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과거 수입 쇠고기 판매점과 한우 판매점을 분리했다가 내국민 대우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WTO에서 패소한 사례도 있다.

법무법인 광장의 정영진(鄭永珍·국제통상전문) 변호사는 “국제통상의 흐름상 관세화가 대세이기 때문에 외국은 앞으로 시장 전면 개방을 노리고 할인점 판매를 자국 쌀의 홍보기회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