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적금깨는 사람 는다

  • 입력 2004년 9월 21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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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용 장식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사장 A씨는 불경기로 판매대금이 제때 회수되지 않자 지난달 3년 만기 1억원짜리 정기적금을 깼다. 이자를 4%가량 손해 봤지만 직원들 월급을 주려면 그때까지 부은 4000만원이라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은행 적금이나 보험 등 장기 적립식 상품을 중도에 해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예·적금 상담업무를 하는 하나은행 김현예 차장은 “적금은 서민들에게 사실상 유일한 목돈 마련 수단이라는 점에서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장 급한데, 웬 적금=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정기적금 계좌 수는 지난해 6월 말 511만8000개에서 12월 말 486만9000개로, 올해 6월 말에는 476만9000개로 줄었다.

은행 담당자들은 △실직한 가장 △계약직으로 전환돼 소득이 준 회사원 △자녀가 매달 보내오던 용돈이 줄어든 노인 등 다양한 사정 때문에 해약 상담을 한다고 전했다.

보험도 마찬가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고객이 1년째 보험을 유지하고 있는 비율은 생명보험 73.6%, 손해보험 71.2%다. 이는 2003년 3월 말 보험 유지비율 79.3%와 74.2%에 비해 각각 낮아진 것이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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