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두달새 10조원이상 ‘썰물’…투신사 단기상품에 몰려

  • 입력 2004년 9월 16일 18시 56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최근 2개월 사이에 10조원 이상의 돈이 은행권에서 빠져나가 투자신탁회사의 채권형 펀드 등 단기상품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은행계정에서 6조5375억원, 8월 3조9497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은행예금이 두 달 동안 10조4872억원 감소했다.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고스란히 투신사로 흘러들어 투신사 수신은 7월 6조8345억원, 8월 3조8897억원 등 모두 10조7242억원이 증가했다.

투신사에는 이달 들어서도 14일까지 3조3150억원가량이 추가로 유입되는 등 자금의 ‘쏠림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에서 투신사로 시중자금이 이동하는 것은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연 3%대로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운용수익률이 높은 채권형 펀드상품에 자금을 넣어두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로 투신사 초단기상품에 집중되면서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浮動化)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7, 8월 두 달간 투신사의 수신 증가액(10조7242억원) 가운데 6개월 미만 단기채권형상품과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머니마켓펀드(MMF)에 몰린 돈은 8조769억원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한은 통화금융팀 김인섭 차장은 “시중자금이 금융권 내에서 단기상품 중심으로 맴돌면서 산업현장으로 흘러가지 않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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