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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9월 16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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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가지고 놀다 싫증내는 아이들 장난감, 집에 두자니 자리만 차지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당한 값에 팔았으면 좋겠는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면 다들 한번씩은 해봤을 고민.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안 쓰는 중고 출산·육아용품을 저렴한 값에 사고파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중고용품 거래, 살림에 큰 보탬=주부 이향미씨(30·경남 양산시 북정동)는 중고 육아용품을 판 돈 50만원으로 에어컨을 구입해 올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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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가 육아용품을 처음 팔게 된 것은 4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기 낳고 입지 않았던 임신복을 옥션 ‘우리들의 중고세상’ 코너에 올렸는데 5분 만에 1만원에 팔렸다. 출산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학원에서 컴퓨터를 배운 뒤 인터넷으로 처음 물건을 팔아본 것.
자신감이 붙은 이씨는 안 입는 임신복이나 출산 준비물, 속싸개, 방수요 등 아기가 크면서 쓸모없어지는 물건들을 팔기 시작했다. 물건 가격은 아이를 키우는 같은 엄마들과 나눠 쓴다는 마음으로 아주 싸게 올렸고 그 때문인지 많은 엄마들이 이씨의 물건을 샀다. 경매가 잘 성사되자 더욱 자신감이 생긴 이씨는 주변 친척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에게 안 쓰거나 쓸모없는 육아용품들을 수소문했다.
아파트에 사는 몇몇 엄마들은 아이가 커서 안보는 동화전집이나 비디오테이프 등이 짐만 된다면서 버리느니 차라리 가져가라고 했다. 쓰레기 취급을 받던 동화전집은 25만원에, 교육용 비디오테이프는 10만원에 팔렸다. 이씨는 “비록 한달에 10만원 안팎의 적은 돈이지만 집안 살림에 많은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어디서 사고팔 수 있나=이씨처럼 아이가 자라면서 쓸모없어진 육아용품을 사고팔 수 있는 곳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여러 곳을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최대 경매사이트 옥션(www.auction.co.kr)의 중고용품 전용 코너인 ‘우리들의 중고세상’에는 현재 약 2000건이 넘는 중고 육아용품들이 경매로 올라와 있다.
옥션은 중고 육아용품 거래량이 2000년 3700여건, 2002년 2만2500여건, 2004년 4만여건 등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아름다운재단에서 운영하는 아름다운 가게(www.beautifulstore.org)에서는 중고 육아용품을 무상으로 기증받아 전국 27개 매장에서 싸게 판매한다. 수익금은 1년에 2차례 지역 매장별로 불우이웃에 전달한다.
아름다운 가게는 중고 의류를 2000∼3000원, 장난감 500∼2000원 등 싼 가격에 팔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는 “재고 새상품도 정상가보다 10∼20% 싸게 살 수 있다”고 밝혔다.
녹색가게(www.greenshop.or.kr)는 재활용 운동을 하고 있는 YMCA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중고용품 시장. 이곳에서는 중고 육아용품을 물물 교환할 수 있다. 팔려는 물건을 가져가면 그 값의 반에 해당하는 다른 물건을 살 수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직접 중고용품을 사고팔 수 있는 ‘벼룩시장’도 연다.
이 외에도 파인드올(used.findall.co.kr), 아이 베이비(www.i-baby.co.kr), 푸어몰(www.poormall.co.kr), 르네상스(www.1to7.co.kr), 모아플라자(www.moaplaza.com) 등의 인터넷 사이트(표 참조)에서 중고 육아용품을 사고팔 수 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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