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희 한경硏원장 “평등주의 덫에 걸려 경제難”

  • 입력 2004년 8월 10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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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左承喜·사진) 원장은 10일 “한국 경제가 평등주의라는 정치논리의 덫에 걸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 정부의 정책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좌 원장은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열린 ‘최근의 한국 경제 이슈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평등주의적 민주주의가 경제난의 원인”이라며 “경제발전을 하려면 차별화와 집중원리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상이치(차별화)에 맞지 않고 비현실적인 이상(평등사상)에 기초한 개혁은 반드시 실패한다”며 “실패하는 국민을 양산하는 평등지향 민주정치가 한국 경제 발전의 장애요인”이라고 말했다.

좌 원장은 “경제발전은 정치경제체제에 수직적 사다리가 안정되게 놓여 있을 때만이 가능하다”며 “개인들이 사다리 위에서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맡은 바 역할을 수행해서 과실을 거둘 수 있고 그 사다리 위에서 자신의 위치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득의 불균등이 반드시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 모든 정력을 성장보다 재분배에만 쏟기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달콤해 보이는 평등논리는 자칫 우리 경제의 차별화능력을 무디게 할 수 있고 성장의 사다리를 넘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좌 원장은 “개혁은 기회균등의 민주정치와 결과의 차별화를 수용하는 시장경제의 원리를 확립함으로써 이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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