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메릴린치증권 이원기 전무는 10일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 피델리티펀드 등은 1년 이상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 자본”이라고 말했다.
반면 동원증권 조홍래 부사장은 “장기 투자자가 많지만 1∼2개월 만에 치고 빠질 자본도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펀드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 배럴당 40.33달러를 기록한 7월 8일(현지시간) 이후 국내 시장에서 석유화학, 제지, 은행, 건설 등의 주식을 주로 사들였다.
이 기간 순매수액은 1조2910억원에 이른다.
스몰캡월드펀드는 7월 23일∼8월 4일 금호석유화학 주식 35만주를 사들여 지분 5.01%를 확보했다. 이 펀드는 9월 14일 한국에서 투자전략회의를 가질 예정인 미국 캐피털그룹이 운용하고 있다.
GMO펀드와 피델리티펀드도 ‘바이 코리아’에 나섰다. 이 펀드들은 고유가 충격이 국내 주식시장을 강타한 지난달 중순부터 한화석유화학과 호남석유화학 주식을 매집했다.
비슷한 시기에 가치 투자가로 알려진 스위스연방은행(UBS AG) 자금이 한솔제지에 유입됐다.
이 전무는 “기름값이 배럴당 50달러가 되기 전까진 기업 실적에 치명적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게 외국인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낯선 펀드도 등장했다.
스타뱅거폰드포발팅은 7월 13일부터 4차례에 걸쳐 현대상선 주식을 주당 8866∼8965원에 매입했다.
안젤리카인베스트먼트펀드도 생소한 이름. 이 펀드는 지난달 19∼22일 하나은행 주식 273만주를 사들여 지분을 9.68%로 높였다.
반면 일부 펀드는 유가 급등 직후 시장에서 발을 뺐다.
야누스캐피털은 7월 20일부터 LG석유화학 주식을 꾸준히 팔아 한때 6.26%에 달했던 지분을 최근 5.17%까지 낮췄다.
외국계 증권사는 외국인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모건스탠리증권 박천웅 상무는 “미국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대형 펀드들이 미국시장에서 돈을 빼내 한국 등 아시아시장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개인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외국계 펀드라고 해서 무조건 장기 투자가인 건 아닌 만큼 매매행태를 무조건 따라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조 부사장은 “정보기술(IT)주와 유통주는 주가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추격 매수의 위험성이 크고 은행주가 유망한 편”이라고 조언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국제유가 배럴당 40달러 돌파 후 외국인 투자 동향(단위:만주, %) | ||||
종목 | 투자자 | 투자시점 | 주식수(지분) | 현재 지분 |
금호석유화학 | 스몰캡월드펀드 | 7월23일∼8월4일 | 35(1.40) | 5.01 |
한화석유화학 | GMO펀드 | 7월12∼14일 | 235(2.35) | 5.38 |
호남석유화학 | 피델리티펀드 | 7월19∼29일 | 35(1.1) | 6.69 |
한솔제지 | 스위스연방은행 | 7월23∼27일 | 241(5.53) | 5.53 |
현대상선 | 스타뱅거폰드포발팅 | 7월13∼30일 | 90(1.02) | 6.39 |
삼성중공업 |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 | 7월14∼22일 | 195(0.85) | 11.21 |
하나은행 | 안젤리카인베스트먼트펀드 | 7월19∼22일 | 273(1.41) | 9.68 |
유가(WTI) 배럴당 40달러 돌파 시점은 미국 현지시간 기준 7월8일. 자료:금융감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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