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정유 첫 전면 가동중단 … 使측 경찰투입 요청

  • 입력 2004년 7월 19일 18시 52분


LG칼텍스정유㈜가 노조의 파업 돌입 이틀 만인 19일 공장 가동을 완전 중단했다.

국내 2위의 정유업체인 LG칼텍스정유의 가동 중단 사태로 에너지 대란과 함께 석유화학업계의 조업 단축 등 국내 경제에 상당한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회사측은 “노조원들이 전면 파업에 들어간 18일부터 중질유분해시설(RFCC) 등 주요 조정실을 점거한 데다 일부 시설의 가동을 중단시키는 바람에 생산 공정에 차질이 빚어져 67개 전체 공정 가운데 얼마 남지 않은 공정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LG칼텍스정유가 공장 가동을 완전 중단한 것은 1967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폭발과 가스유출 등 사고 위험이 있는 시설의 안전을 위해 일부 조정실에 대한 관리에 들어갔으나 사측이 주요 시설의 전력 공급을 중단하고 공장 가동 중단의 책임을 노조에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 이날 오후 조정실에서 자진 철수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일단 조정실에서는 철수했지만 해산하지 않고 공장에서 매일 조합원 1000여명이 집회를 열며 사측의 성실 교섭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회사측이 공권력 투입을 요청한 데 대해 “공장 가동이 완전 중단됐으나 공장 안에서 방화나 감금 폭행 등 불법행위가 없어 병력 투입 여부를 신중히 고려 중이다”고 밝혔다.

정유업계 초유의 가동 중단 사태로 관련 업계도 초비상이 걸렸다.

LG칼텍스정유는 국내 육상차량 항공기 선박 등에 필요한 각종 연료유의 30%와 국내에 기항하는 외항선박과 항공기 연료의 30∼40%를 공급해 여객수송 및 수출입 화물 운송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또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 수요량의 40%에 달하는 나프타를 공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여수산단 30여개 관련 업체의 조업 단축이 불가피하다. 전국 주유소의 26%인 2800여개 LG칼텍스정유 주유소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이 밖에 한국전력의 울산 여수 평택 남제주 북제주 발전소를 비롯해 민간발전소인 신동에너지, LG파워에 발전용 연료유를 공급하고 있어 하절기의 전력 수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LG칼텍스정유 관계자는 “정유산업의 특성상 일단 조업이 중단되면 복구까지 최소 5∼11일이 소요되고 재가동되더라도 조업 중단 이전의 가동률을 회복할 때까지 상당 시간이 필요해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수=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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