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중형車 엔진-사양 ‘업그레이드 붐’

  • 입력 2004년 7월 5일 17시 26분


《‘국산 자동차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계속되는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산 자동차들이 한 단계 높은 성능과 사양을 채택하며 업그레이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외국산 자동차의 파상 공세가 계속되는 데다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근 세단형 국산 승용차 가운데 변신이 두드러지는 차종은 배기량 1300∼1600cc 미만의 준중형급과 1600∼2000cc의 중형급. 이들 승용차는 외관뿐만 아니라 엔진과 사양 등을 고급형으로 바꿨거나 조만간 바꿀 예정이다.》

▽중형차의 변신=현대자동차의 EF쏘나타, 르노삼성자동차의 SM5 등 대표적인 중형차들은 올해 하반기 새로운 엔진을 장착한 신형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EF쏘나타에 이은 쏘나타 6세대의 이름을 사실상 ‘쏘나타’로 결정하고 이르면 8월경 배기량 2000cc급과 2400cc급인 모델을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1985년 10월 국내 시장에 선보인 쏘나타는 1988년 6월 뉴쏘나타, 1993년 5월 쏘나타Ⅱ, 1996년 2월 쏘나타Ⅲ, 1998년 3월 EF쏘나타로 변신했다.

배기량 2400cc의 신형 쏘나타에는 다임러크라이슬러 및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한 최첨단 세타 엔진이 탑재된다. 차체 길이도 EF쏘나타에 비해 50mm가량 길어지며 외관도 유선형의 부드러운 곡선이 강조된다.

국내시장 주력 모델도 종전 2000cc급에서 2400cc로 올라가 2400cc급에는 에쿠스 등 대형차에 장착된 첨단 선택사양이 채택될 전망이다.

GM대우자동차도 중형차 매그너스의 주력 모델을 현재 2000cc급으로 삼고 있지만 조만간 2500cc급에 고급 사양을 추가로 적용한 뒤 2500cc 양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매그너스에 탑재된 직렬 6기통 엔진은 출력을 높이면서 엔진 무게와 소음을 줄였다는 것이 GM대우차의 설명이다.

르노삼성차는 이르면 올해 말 SM5 새 모델을 내놓으면서 종전 2000cc와 2500cc 엔진 이외에 2200∼2400cc급 엔진이 탑재된 모델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M5의 주력 차종도 현재 2000cc에서 한 단계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

국산 중형차의 고급화는 수입차의 시장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다.

현대차는 쏘나타의 새로운 엔진으로 배기량 2400∼2500cc급인 아우디의 A6 2.4 콰트로, BMW의 325i, 포드의 몬데오 2.5의 출력에 도전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 엔진의 최대 출력은 종전에 비해 18%가량 높아질 것”이라며 “그 정도면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진과 겨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준중형의 탈바꿈=르노삼성차가 이달 1일 배기량이 1600cc인 SM3 CVTC 1.6 모델을 시장에 내놓자 다른 자동차회사들도 준중형 세단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나섰다.

SM3 1600cc 모델의 출력은 105마력으로 종전 1500cc급에 비해 5마력, 최고시속은 188km(수동 기준)로 4km 높아졌다. 또 CVTC 엔진에는 전자식 제어시스템이 적용돼 배기가스 배출이 적고 소음과 진동은 줄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현대차와 기아자동차도 이르면 이달 중에 1600cc급 아반떼와 쎄라토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GM대우차도 라세티 1.6 모델을 8월 말부터 판매하는 대신 1500cc 모델의 생산은 줄일 계획이다.

현대차 홍보실 한성호 차장은 “배기량 1500cc 이하의 준중형차와 1600cc급 차량의 특별소비세 차이도 없어져 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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