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유통업체 또 ‘氣싸움’

  • 입력 2004년 6월 21일 18시 17분


납품가격과 매장 수수료를 둘러싸고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강제화는 롯데백화점에 입점해 있던 자사 브랜드 ‘레노마’ 11개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고 21일 밝혔다.

롯데백화점이 올 가을부터 매장 수수료를 기존 18∼22%대에서 30%로 올려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 금강제화는 “4년 이상 레노마 매장을 운영해 왔는데 갑자기 수수료를 10% 이상 올려 달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어서 철수를 결정했다”며 “대표 브랜드인 금강과 랜드로바의 백화점 매장은 그대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등 국내 대형 제화업체들은 20%대 백화점 수수료를 내고 있으나 탠디, 세라 등 살롱화는 수수료가 30%대로 이들 업체보다 훨씬 비싸다.

롯데백화점측은 “신사화는 상품권이 할인(상품권 깡)돼 거래되기 때문에 수수료를 일반 매장보다 싸게 매긴다”며 “그러나 레노마는 다른 캐릭터 구두(살롱화) 업체들과의 형평성 때문에 수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신사화는 10만원권 상품권이 시중에서 30∼45% 할인된 5만5000∼7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신사화 매장이 상품권 결제로 10만원 매출을 올렸다 하더라도 실제 수입은 6만원 선. 때문에 10만원 매출의 18%인 수수료 1만8000원을 받아도 실제 수입 6만원에 30%를 떼는 것과 같은 셈이다.

그러나 제화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주요 제화업계의 수수료를 낮게 받았던 것은 매출 규모가 컸기 때문”이라며 “불황으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되자 백화점이 수수료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5월 초 CJ는 납품가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까르푸 매장에서 자사 전 제품을 철수했다. 지난해 말에는 풀무원이 납품가격을 인상하자 이에 맞서 까르푸가 풀무원 제품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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