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간접투자시장 비중 4년새 25배 증가

외국인의 간접투자시장 점유율이 최근 4년 사이에 2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국내외 45개 투신 및 자산운용회사의 수탁고는 모두 160조4569억원.

이 가운데 외국인의 지분이 50% 이상인 9개 외국계 회사의 수탁고는 28조4121억원으로 17.7%를 차지했다.

이는 2000년 3월 말 외국계의 시장 점유율 0.7%보다 25배 이상 많은 것이고 지난해 3월 말(6.5%)에 비해 2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시장 점유율뿐만 아니라 수탁고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3월 말 현재 전체 투신 및 자산운용회사의 수탁고는 160조4569억원으로 작년 3월 말( 164조285억원)보다 2.2% 줄었지만 외국계는 28조4121억원으로 1년 전(10조6219억원)보다 167.5% 증가했다.

이는 올해 2월 말 현대투신운용이 미국계 투자회사 푸르덴셜로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간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앞으로 외국계의 국내시장 진출 노력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자산운용 규모 1조 달러에 주요 고객만 1900만 명을 보유한 세계적인 자산운용회사 '피델리티'가 올해 1월 금감원에 자산운용사 설립을 위한 예비 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랜드마크투자신탁운용 최 홍 사장은 "국내 은행의 낮은 예금금리 장기화 조짐과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연금시장 활성화 등이 기대되면서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국내 시장을 매우 매력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이들 외국계가 해외시장에서 검증된 다양한 상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할 경우 국내사들에 적잖은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