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 대국회 공식로비단체 만들기로

  • 입력 2004년 5월 10일 17시 07분


전국경제인연합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가 '의정 협의체'를 만들어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평가하고 정치권에 대해 정식으로 로비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경총 이수영(李秀永) 회장은 10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총선을 통해 민주노동당 등 진보적 인사가 국회에 다수 진출한 만큼 경영계의 입장을 정치권에 제대로 표현해야 할 필요성도 높아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총선 이후 경제 5단체 모임에서 '경제5단체 의정협의체'를 구성하고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을 벌이자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경제 5단체는 특정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재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응반을 만들거나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의정 활동 평가하는 모임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총 김영배(金榮培) 상임부회장은 "종전에 경제단체가 실시한 의정평가가 형식에 그쳤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에 의정협의체를 통해 보다 강도 높은 평가 활동을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이번 총선을 통해 정경 유착의 관행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재계도 떳떳한 입장에서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 기업의 목소리를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정식 로비 활동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경총은 또 반(反) 기업정서를 완화하고 대립 위주의 노사 관계를 상생의 관계로 바꾼다는 목적에서 올해 안에 '투명경영대상'을 제정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올 하반기부터 수상 기업을 뽑아 기업 신용도 향상 등 구체적인 혜택을 부여하고 ISO와 유사한 인증시스템도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과 관련, 이 회장은 "정책을 추진할 때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지 등을 경영계와 함께 논의했어야 한다고 본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김 부회장은 "비정규직 문제는 노사정위에서 3년간 함께 논의해 온 사안인데도 정부가 정부안을 독자적으로 발표했다"며 "정부가 추가로 작업을 진행할 경우에는 노사정위 틀 내에서 함께 논의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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