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콜금리 3.75% 동결 “경기회복 본격화해야 인상 검토”

  • 입력 2004년 5월 6일 17시 56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5월 콜금리 목표치를 현재의 연 3.7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6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콜 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이날 박승(朴昇) 한은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회복을 계속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콜금리 동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 총재는 “4월 중 수출과 제조업 생산이 크게 늘면서 완만한 경기회복 추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내수는 여전히 침체상태”라며 “앞으로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단계에 들어서고 물가 위험이 가시화되면 금리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미국 등 선진국에 앞서 한은이 콜금리를 올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하반기에는 콜금리가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배상근(裵祥根)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현재 1%인 연방기금금리를 8월경부터 2%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할 전망이어서 한은도 4·4분기(10∼12월)에는 콜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콜금리 인상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 총재는 ‘중국쇼크’에 대해 “중국의 긴축정책은 성장률을 다소 낮추면서 성장을 장기화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한국 경제에 악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호재인 만큼 한국의 거시경제지표를 바꿀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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