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혼다’ 기술연구소 “연구비 年4조원… 제트기까지 개발”

  • 입력 2004년 4월 25일 17시 51분


코멘트
일본 혼다모터스가 1986년 개발을 시작해 작년 12월 첫 시험 비행에 성공한 제트기 ‘혼다젯’. 혼다의 레이스 경기장 ‘트윈링 모테기’ 안에 있는 가족용 자동차 체험관 ‘팬 펀 랩’에 전시돼 있다. 혼다측은 “이 제트기는 ‘모빌리티의 꿈’을 하늘로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치기=김현진기자
일본 혼다모터스가 1986년 개발을 시작해 작년 12월 첫 시험 비행에 성공한 제트기 ‘혼다젯’. 혼다의 레이스 경기장 ‘트윈링 모테기’ 안에 있는 가족용 자동차 체험관 ‘팬 펀 랩’에 전시돼 있다. 혼다측은 “이 제트기는 ‘모빌리티의 꿈’을 하늘로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치기=김현진기자
21일 일본 도쿄 북부 모테기. 혼다모터스가 만든 가족용 자동차 체험관 ‘팬 펀 랩(Fan Fun Lab)’의 무대에 키 120cm, 몸무게 52kg의 로봇이 나타났다. 혼다가 2000년 첫선을 보인 직립로봇 ‘아시모’였다.

아시모는 손 흔들기와 한 발로 서기 등의 동작을 한데 엮은 춤을 추며 재롱을 부렸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관객들은 아시모의 춤을 따라하며 즐거워했다. 이 무대 바로 옆에는 현재의 아시모가 탄생하기까지의 진화 과정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로봇 10여점이 나란히 서 있었다.

자동차 회사인 혼다모터스가 왜 직립로봇을 개발하는 데 이처럼 적극적일까.

▽도전만이 살길이다=혼다모터스는 로봇뿐 아니라 제트기도 개발하고 있다. ‘팬 펀 랩’ 2층에는 17년간의 연구 끝에 지난해 12월 시험 운행에 성공한 혼다의 첫 제트기 ‘혼다젯’ 실물이 보존돼 있다.

혼다 임원들은 당장 돈이 되지 않는 로봇이나 제트기 개발에 힘을 기울이는 이유에 대해 한결같이 “자동차만 만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움직이는 모든 것, 즉 모빌리티(Mobility)를 다각도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혼다는 연구개발비로 매년 매출의 5%를 투자한다. 지난해에는 약 4000억엔(약 4조4000억원)을 썼다.

후쿠이 다케오(福井威夫) 사장은 “이는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 가운데서도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혼다 창업주인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郞) 역시 “레이싱이 없으면 자동차 기술은 발전하지 않는다”며 1962년 창업과 동시에 일본 최초로 국제 규격에 맞는 레이싱 코스를 만들었다.

▽다음 세대를 위한 기술=혼다는 미래형 자동차 기술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일본 도치기현 혼다기술연구소 내 충돌실험동에서는 혼다의 대형 세단인 ‘레전드’와 소형차 ‘라이프’의 충돌 실험이 열렸다.

각각 시속 50km로 마주 달리던 두 자동차가 굉음을 내며 충돌하자 연구원들은 차량의 충격 흡수구조가 운전자의 피해를 줄이는 데 어떻게 작용했는지 꼼꼼히 살폈다.

혼다기술연구소의 주력 프로젝트는 앞차와의 충돌 직전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걸리게 하는 시스템 등 안전 기술과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연료전지차 등 저공해 차량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것. 안전과 환경을 화두로 첨단 미래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취지였다.

혼다는 창업주가 물러난 뒤 사장 6명을 선임하면서 모두 엔지니어 출신으로 채워 업계를 놀라게 했다.

혼다코리아 정우영 사장은 “혼다의 이공계 우대정책이 잘 알려져 최근 수년간 일본의 명문대 이공계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취업하고 싶은 기업’ 1, 2위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도치기=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