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美금리 인상 시사… 美주가 급락

  • 입력 2004년 4월 21일 18시 49분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일 “디플레이션 위협이 더 이상 미국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뉴욕증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미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지난해 주요 관심사였던 디플레 위협은 각종 지표들을 감안할 때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FRB는 11개월 전 ‘달갑지 않은 상당한 물가하락’을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디플레 위협을 거론했으며 이런 판단에 따라 단기금리를 1958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어 “(금융) 업계가 금리 현상을 적절히 다루고 있다”며 금융기업들이 높은 금리에 대한 대응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금리인상으로 일부 은행이 타격을 받더라도 업계 전반은 위험에 노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발언에 대해 월가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5월 4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도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과 같은 내용의 성명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면서 금리인상이 당초 관측보다 이른 6월 또는 8월 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장 막판 나스닥 종합지수는 2% 이상 급락하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도 각각 1.2%와 1.6% 떨어졌다. 또 채권시장에서는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수익률이 전날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높은 4.40%로 치솟았으며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내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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