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우량中企 ‘빚 조정’…정상화 적극 지원키로

  • 입력 2004년 4월 15일 17시 47분


내수경기 침체로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우량 중소기업체에 대해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채무 재조정을 해 주는 등 정상화 지원에 나섰다.

은행들이 신용회복 지원 대상을 개인 고객에서 중소기업으로 넓혀가고 있는 것.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일시적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내부 워크아웃(Internal Workout) 프로그램’을 적극 시행하라고 전국 영업점에 지시했다.

내부 워크아웃은 ‘준(準) 워크아웃’이라고도 불린다. 국민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하는 중소기업 가운데 대출 규모가 10억원을 넘는 곳과 채무 재조정 등 경영정상화 지원 약정을 맺는다. 이후 은행은 기업이 약속을 이행할 수 있도록 사후 관리를 한다.

국민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 연체 등 부실이 증가하자 내부 워크아웃제도 활성화에 나서게 됐다. 올해 의류 섬유 정보기술 업종을 중심으로 40개 이상의 업체에 대해 내부 워크아웃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프리 워크아웃(Pre-Workout)’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제도는 대출 규모가 5억원을 넘는 중소기업 가운데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으나 성장성이 우수한 12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에게 대출이자를 낮춰주거나 자금을 더 지원하는 한편 재무 및 회계 관리 등을 도와주는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황영기(黃永基) 행장은 “유망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대출금을 출자 전환하고 은행이 적극적으로 경영 관리를 해 3∼5년 뒤 지분을 되파는 사모투자펀드의 역할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흥은행은 13일 ‘기업회생지원팀’을 만들어 유망 중소기업에 대해 채무 재조정과 출자 전환, 신규 자금 지원 등을 해주는 내부 워크아웃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이병윤(李秉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경기 부진으로 대기업 자금 수요가 줄어들자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왔다”며 “중소기업 부실대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은행의 경영 성과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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