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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5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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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맛과 영양을 갖춘 ‘신세대 우유’가 전통적인 흰 우유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우유 한 잔을 마시더라도 맛과 영양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
맛은 흰 우유지만 칼슘, 셀레늄 등을 첨가한 기능성 우유와 검은콩, 과즙, 현미 등을 섞어 만든 ‘퓨전 우유(가공 우유)’ 등이 대표 주자들. ‘우유 삼국지’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우유 삼국지’ 시대= 지난해 흰 우유 시장 규모는 7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정도 줄어 전체 우유 시장의 절반 정도를 간신히 차지했다. 흰 우유를 위협하던 기능성 우유 시장도 지난해 5% 정도 감소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검은콩 우유를 앞세운 ‘퓨전 우유’의 도전은 거세다. 지난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42% 정도 성장하면서 전체 시장 점유율이 26.4%까지 치솟았다.
신세계 이마트 마기환 우유 담당 바이어는 “최근 ‘웰빙 바람’에 힘입어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가공 우유가 강세”라며 “중장년층과 어린이 등으로 고객 연령대가 넓은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퓨전 우유’의 공세= 가공 우유의 ‘대표 선수’는 30년 전통의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이어 ‘검은콩’ 바람을 몰고 온 롯데햄우유의 ‘검은콩 우유’가 가공 우유 시장의 폭발적 성장의 뇌관이 됐다. 매일유업, 연세우유, 남양유업, 서울우유, 덴마크밀크, 삼양식품 등이 롯데의 뒤를 이어 검은콩 우유 시장에 뛰어들었다.
녹차를 넣은 롯데햄우유의 ‘녹차가 들어있는 우유’와 현미와 식이섬유를 넣은 빙그레 ‘내몸사랑 발아 현미 우유’ 등은 ‘웰빙 바람’을 타고 인기를 끈 제품.
과일향이나 탈지분유 등으로 맛을 흉내 낸 게 아니라 과일 농축액을 넣어 고급스러운 향과 맛을 살린 과즙 우유도 등장했다. 매일유업은 ‘맛있는 우유속의 딸기(바나나) 과즙’ 시리즈에 이어 ‘맛있는 우유 속의 모카치노(코코아)’ 등을 내놓고 과즙 우유 시장을 개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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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롯데햄우유, 서울우유, 해태유업, 한국야쿠르트 등도 과즙 우유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형 만한 아우 없다= 최근 3년간 시장이 정체된 흰 우유도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매일유업이 지난해 선보인 ‘매일우유 ESL’은 흰 우유의 미래를 보여주는 상품. 원유 살균과 유통과정의 2차 오염을 차단해 제조과정의 무균화로 신선도를 최대 14일까지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파스퇴르유업은 해발 700m 강원 평창지역의 청정 농장에서 생산된 ‘해피700 평창 프리미엄 골드 우유’와 저지방 우유인 ‘시처럼 맑은 저지방 우유’ 등을 선보였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4월 항산화, 노화억제, 면역강화, 항암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셀레늄을 함유한 ‘셀크’와 저지방, 저칼로리 다이어트 우유인 ‘미즈(美’s)를 내놓고 기능성 우유 시대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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