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정재윤/고객 찾아가는 ‘공짜 샘플’

  • 입력 2004년 3월 29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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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날씨였던 지난 주말 서울 신촌 일대에서는 노란 옷을 입은 도우미들이 무엇인가를 나눠 주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샘플을 여성들에게만 나눠 준다는 것. 하나 더 달라고 하는 사람도, 도우미를 다시 찾아가 한 번 더 받는 사람도 모두 여성이었다.

생리대 브랜드 위스퍼는 최근 ‘위스퍼 소프트 라이트’를 내놓으면서 4월까지 550만개의 샘플을 나눠 주고 있다. 할인점, 극장, 대학, 미용실 등 여성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샘플을 나눠 주고 있는 것.

하이트맥주는 ‘젊은이 있는 곳, 즐거운 곳으로 달려갑니다’라는 주제로 자체 제작한 특수차량 3대를 동원해 야외 무료 시음행사를 열고 있다. 대학축제, 마라톤대회 등 여러 행사를 쫓아다니며 대당 매일 360병 이상의 맥주를 나눠 주고 있다. 하이트맥주는 2002년 10만병, 2003년 15만병을 샘플로 썼으며 올해는 20만병까지 나눠 줄 예정.

업체에서 샘플을 나눠 주는 이유는 미리 써 본 고객이 그 제품을 사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화장품 같은 경우 사용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판촉용이나 덤으로 끼워 주는 경우가 많았다. 태평양은 “앞으로는 병 샘플 대신 파우치 포장에 넣은 샘플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순화 수석연구원은 “직접 경험해 봐야만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경험재가 샘플링 대상으로 쓰인다”며 “생리대를 여대 앞에서 나눠 주는 것처럼 잠재적 고객을 찾아가서 나눠 준다면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공짜나 덤이 아니라 소비자에게는 맛보기의 기회를 주고 업체에는 고객 확대 및 소비자의 반응을 읽는 ‘베타 테스트’ 역할을 한다면 샘플링의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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