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연봉협상 “고민되네”…주가 올랐지만 수익악화

  • 입력 2004년 3월 23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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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들의 연봉 협상 기간이 돌아오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몸살’을 앓고 있다.

주가는 상당히 올랐지만 증권사 수익성 악화로 연봉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리서치 업무의 주된 고객인 기관투자가들이 증시에서 발을 빼면서 애널리스트의 영업 기여도가 줄어든 것도 한 원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거처럼 대형 증권사간 ‘스타 애널리스트 모셔오기’ 경쟁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번주부터 연봉 협상을 시작한 LG투자증권은 아직까지 새로운 애널리스트를 한 명도 스카우트하지 않았다. 지난해 수억원의 연봉을 조건으로 애널리스트를 잇달아 영입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2명의 팀장 교체를 제외하고는 실무급에서 전자·가전담당 애널리스트 한 명을 데려왔을 뿐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역시 공석인 통신담당 애널리스트의 자리를 채우는 것으로 리서치 인력 조정을 마쳤다.

그러나 과거 억대까지 치솟았던 ‘몸값’을 다시 하향조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 리서치센터장들의 고민이다.

A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대부분 연구원들이 한 해 동안 자신이 가장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하고 있어 한정된 재원으로 연봉 협상을 하기가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반면 자산관리시장을 놓고 뒤늦게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오히려 리서치 인력 보강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임형 랩어카운트 상품의 주식 운용을 위해서는 시황분석 업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대우증권은 다음달 초 7명가량의 새로운 애널리스트를 리서치센터로 영입해 올 계획이다. 대부분이 사내에서 기업 및 시황 분석 교육을 받은 다른 부서 인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증권과 동부증권 등도 랩어카운트 시장을 염두에 두고 리서치 전문인력 확보에 애를 쓰고 있다.

B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센터를 강화하기 위해 지원받을 자금 규모를 놓고 회사측과 협의가 끝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며 “이것 때문에 아직 애널리스트와의 연봉 협상은 시작하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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