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협회 황건호 회장 “수수료 인하경쟁 막겠다”

  • 입력 2004년 2월 11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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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자정노력과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

한국증권업협회 황건호(黃健豪·53·사진) 신임 회장은 “최근 몇 년간 증권산업이 은행 보험 등 타 금융산업에 비해 뒤지고 투자자마저 등을 돌리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0일 열린 협회 정기총회에서 연임에 나선 오호수(吳浩洙) 현 회장과 결선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신임 회장에 선출됐다.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뜻.

증권 거래 수수료의 과당 경쟁이 증권산업의 존립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 수수료 인하 경쟁을 좌시하지 않고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는 “업계의 현안으로 지적되고 있는 구조조정 문제도 정부의 개입보다 업계 스스로 시장논리를 통해 풀어야 한다”며 “‘대형화’와 ‘전문화’를 통한 업계의 자율적인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협회 기능의 개편도 내비쳤다. 자격증 중심의 협회 인력 양성 기능을 실무 인력 양성 중심으로 바꿔 인력 양성 기반이 취약한 중소형 증권사를 배려하겠다는 것.

이와 함께 협회의 정책 개발 및 조율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산업발전심의회’(가칭)를 신설하고 협회 차원에서 ‘국민 우량주 갖기 운동’ 등을 펼쳐 개인투자자를 증시로 불러들이겠다는 청사진도 소개했다.

그는 “대형과 중소형 증권사를 모두 경험한 경력을 살려 증권산업이 자본시장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3년 단임을 하고 떠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우증권에 입사해 대우증권 부사장을 거쳐 1999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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