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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월 8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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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경제는 올해 5%대 성장이 충분히 가능하고 정부가 표방하는 6%대 성장도 가능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성장의 내용이 받쳐주지 못해 작년에 이어 일자리가 줄거나 설사 늘더라도 크게 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일부 대기업과 정보기술(IT)산업은 호황을 누리지만 고용과 직결되는 중소기업과 내수산업은 어려움이 예상돼 국민생활이 상반기 중에는 크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박 총재는 또 “현재 한국경제의 특징은 내수와 수출의 양극화이며 이는 주로 중국 효과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특수(特需)로 중화학과 IT산업 쪽은 수출호황을 맞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내수산업은 중국의 저임금에 밀려 경쟁력을 상실하고 공동화가 촉진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설비투자와 소비의 감소, 고용 없는 성장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생산적 정치와 투쟁적 노사 관계, 비능률적인 교육과 비싼 주거비 등 사회적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기업의 공동화를 심화시키고 있어 경기회복 지체현상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박 총재는 LG카드 사태와 관련해 “LG카드뿐 아니라 투신이나 상호저축은행 부실 등 금융시장 안정을 저해하는 요소는 많지만 모두 우리 경제력의 흡수능력 범위 안에 있다”면서 “경제성장의 장애요인도 될 수 있지만 경기회복의 대세를 꺾거나 이로 인해 금융 안정이 붕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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