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공정위, 지주회사 논란 가열

입력 2003-12-05 15:46수정 2009-09-28 03:52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G카드 사태'로 촉발된 현행 지주(持株)회사 체제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LG카드 위기가 지주회사 체제로 심화되었는가? 완화되었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 때문에 LG카드 사태가 심화됐다는 재계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보고서는 "(지주회사에 편입된) LG그룹 계열사들의 지원을 통해 LG카드의 정상화를 도모할 경우 이들 계열사의 연쇄 부실 및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소액주주와 채권자들이 부당한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LG그룹 계열사들이 조기에 LG카드를 지원하지 않아 채권단의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LG카드로 인한 손실은 이미 발생한 것으로 계열사들이 지원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보고서는 특히 "계열사 지원이 없으면 LG카드 1개사의 회생 가능성에 기초한 해결 방안이 모색된다"며 "지주회사 체제는 LG그룹 전체의 부실화를 막는 장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계는 건전한 지배구조 정착을 위해 도입한 지주회사 제도가 부실을 방치하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경영권까지 위협받게 하는 상황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지주회사의 자(子)회사들은 다른 기업에 대한 출자가 금지돼 LG카드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고 결국 구본무(具本茂) 회장이 ㈜LG의 지분까지 내놓았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비(非)지주회사인 삼성그룹은 삼성카드의 주주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이 올해 5월 2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급한 불을 껐다.

일반지주회사는 금융 계열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도록 하는 현행 지주회사법도 논란의 대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종익(申鍾益) 상무는 "LG카드를 지주회사 LG의 자회사로 둘 수 있었다면 증자 등을 통해 부실을 조기에 진화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이동규(李東揆) 독점국장은 "금융 계열사가 지주회사에 편입되면 금융 계열사의 자금이 다른 회사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쓰일 수 있다"며 "이는 고객 돈으로 총수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 다른 회사 주식을 소유해 그 기업의 경영권을 지배하는 회사. 부채비율이 100% 이하여야 하고 상장된 회사를 자회사로 두려면 전체 지분의 3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일반 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로 구별된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