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쉬었다 가자" 매수 주춤…세계증시 '숨고르기'중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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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증시가 동반 조정국면에 들어가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다.

미국은 물론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주식시장은 11월 초 이후 주춤거리는 상황이다. 국내 증시도 종합주가지수 800선을 놓고 등락을 반복하는 불안한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종합주가지수는 12일 사흘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지만 796.31로 끝나 800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세계 증시는 숨고르기 중=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11일 각각 9,737.79(―18.74포인트)와 1,930.75(―10.89포인트)에 마감돼 사흘째 하락세를 보였다.

각종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이 빠르게 회복됐지만 호재는 이미 증시에 반영됐고 새로운 상승의 촉매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뮤추얼펀드 환매 사태와 내년 초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감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 3% 가까이 떨어진 데 대한 반등으로 12일 0.19% 올랐다. 그러나 외국인이 10월 말 이후 3주 연속으로 순매도하면서 주가는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엔화 강세가 불황 극복의 원동력이었던 수출에 부담을 준 점 등이 1차적인 원인으로 지적됐다.

증시 관계자들이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대만 증시에서의 외국인 움직임. 대만 자취안지수는 12일 전날보다 39.33포인트 하락한 5,982.75로 마감했다.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 일평균 매수금액은 10월 말 평균치의 10분의 1로 내려앉은 상태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의 접근 방식을 고려할 때 일본과 대만에서 매수탄력이 계속 약화되면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더 갈 수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는 연말에 종합주가지수 820선 안팎까지 상승세가 지속된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이 이날 하루 만에 360억원대 순매수로 돌아선 점, 대만에선 최근 ‘팔자’세가 더 많은 것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11월 이후 1조원대를 순매수한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동원증권 장재익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본은 세계경제 성장의 동력이 중국 중심의 아시아에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외국 자본의 아시아 신흥시장 유입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외국인은 주식을 당분간 더 팔 가능성이 있지만 내수회복 등을 전제로 내년 2·4분기까지 길게 보면 지금은 단기 조정 시기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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