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부동산투자 年25% 수익…이익챙기면 떠나 국부유출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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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외국인에게 개방된 부동산 시장이 투기장으로 변해 부동산 가격 상승과 국부(國富) 유출을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정경제부 정태식(鄭泰植) 사무관이 12일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에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활동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1998년 이후 부동산 매입가의 30% 정도만 가지고 들어와 토지와 건물 등을 매입한 뒤 가격이 오르면 팔아 평균 25%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논문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98년 이후 5년간 토지 18조3000억원어치와 건물 3조원어치를 사면서 6조4000억원(30.0%)만 외국에서 들여온 자금으로 충당했다. 나머지 14조9000억원은 국내에서 조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외국인들이 주로 구입한 사무실용 건물과 상가는 평당 매입가격이 서울 강남지역은 793만원, 종로와 중구는 637만원, 여의도 582만원 등으로 요즘 시세보다 평당 200만∼500만원 낮아 매매차익 등을 감안한 수익률이 연 12.5∼18.83%에 이르렀다.

여기에다 외국인들은 수익률이 차입 이자율을 넘어설 때 자기자본 수익률이 더 올라가는 ‘지렛대 효과(Leverage effect)’까지 얻어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챙긴 수익률은 연간 25%로 올라갈 것으로 분석됐다.

정 사무관은 논문을 통해 “외국인 투자가 부동산 매입에 앞서 정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미련 없이 한국을 떠나고 있어 투기가 조장되고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 투자에서 얻은 이득이 그대로 유출되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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