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월드]"끼니 걸러도 스피드 맛 못걸려요" 일본인 준지씨

  • 입력 2003년 11월 10일 16시 25분


자신의 슈퍼카 앞에서 포즈를 취한 준지 가와노.준지씨는 '비가 오면 빗방울을 묻히기 싫어서 슈퍼카를 타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차를 애지중지한다.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자신의 슈퍼카 앞에서 포즈를 취한 준지 가와노.준지씨는 '비가 오면 빗방울을 묻히기 싫어서 슈퍼카를 타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차를 애지중지한다.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어릴 때부터 자동차가 그렇게 좋았습니다. 멋진 자동차를 보면 가슴이 울렁거렸죠. 현재 가지고 있는 ‘다지 바이퍼 GTS’는 저의 보물 제1호입니다.”

다음달 19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열릴 할리우드 모터쇼에 참가하는 일본인 준지 가와노(淳二川野·사진)는 자동차 마니아.

그는 여러 종류의 자동차 중에서도 특히 ‘슈퍼카’에 관심이 많다.

“슈퍼카에 대한 정의는 특별히 없어요. 생산량이 적어 희귀한 차량인데다 가격이 워낙 비싸 일반인들이 사기에는 부담스럽죠. 하지만 스피드 하나는 끝내줍니다.”

준지씨가 가지고 있는 다지 바이퍼 GTS는 일본에 단 2대뿐인 경주용 차량이다. 가격은 1억3000만원으로 한국 중형 승용차 쏘나타 5대를 사고도 남을 만큼 비싸다.

자동차 마니아인 만큼 직업도 자동차와 관련돼 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빕스볼트’는 슈퍼카 대여 회사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슈퍼카를 사모아 영화나 드라마 제작진에 빌려준다. 사람, 옷, 동물 등을 알선해 주는 업체는 있지만 멋진 자동차를 대여해 주는 회사가 없었다는 게 창업 동기다.

현재 빕스볼트가 보유한 차량은 ‘AC 코브라’, ‘재규어 XJ220’, ‘람보르기니’ 등 3가지. 하지만 슈퍼카 동호회 차량까지 합치면 그 수는 300대까지 늘어난다.

“슈퍼카는 주로 일요일이나 휴일에 탑니다. 슈퍼카를 가진 친구들끼리 모여 200km 정도 달리며 스피드를 즐기죠.”

지난해 9월에는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12대의 슈퍼카를 몰고 한국에 오기도 했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600km를 달리며 슈퍼카를 맘껏 뽐낸 것.

하지만 비가 오면 슈퍼카를 타지 않는다. 빗방울 하나 묻히기 싫어서이다. 평일 회사에 출퇴근할 때도 자그마한 소형차를 타고 다닌다. “물론 비싸죠. 하지만 도저히 살 수 없는 가격은 아닙니다.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열심히 일하고, 아껴 쓰면 충분히 살 수 있답니다.”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고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것’ 슈퍼카를 사는 비결이란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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