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前총장 “이회창前총재 무관… 내가 책임지겠다”

  • 입력 2003년 10월 26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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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전 사무총장은 26일 지난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당에 유입된 SK의 비자금 100억원과 관련해 “이 자금이 떳떳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서도 그대로 돌려보내지 않았다”며 불법 선거자금을 받아 쓴 사실을 시인했다.

당시 당 선대본부장이었던 김 전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비록 그것이 오랜 정치 관행이었지만 잘못을 저지른 이상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선 당시 한나라당의 선거업무를 총괄한 선대본부장으로서 모든 법적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SK측과 접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자금 모금 과정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였던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는 자금 모금과 집행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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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해 중앙당후원회를 앞두고 열린 대책회의는 해마다 후원회에 앞서 해 온 통상적인 회의로 비자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당 차원에서 불법적인 비자금 모금을 협의하고 특정인에게 이를 지시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총장은 또 “SK비자금의 한나라당 유입에 대한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마지막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치자금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이번 사건을 또 다시 야당 탄압 등 정략적인 목적에 악용하면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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