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減資 쇼크’…이틀연속 하한가

  • 입력 2003년 10월 8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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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주가가 감자(減資)설로 흔들리면서 앞으로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8일 14.89% 하락한 1715원으로 장을 마감,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이는 감자 가능성에 대한 증권사들의 언급이 잇따르면서 주가 약세 우려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 현대건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전날 “자본잠식에 따른 관리종목 편입을 막기 위해 올해 안에 감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장기업은 내년부터 자본금의 50% 이상이 잠식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현대건설은 납입자본금 2조5322억원, 자기자본이 6551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74.1%에 달한다.

애널리스트들은 현대건설이 관리종목 지정에 따른 대외신인도 하락 등 피해를 막기 위해 감자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감자 비율은 4 대 1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대우증권 박용완 애널리스트는 “채권단이 부담스러운 추가 유상증자보다는 현재 논의 중인 감자를 선택할 것으로 본다”며 “자본잠식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감자율은 최대 5 대 1까지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감자는 주식 수만 변화시킬 뿐 주당 가치에는 이론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 부실에 따른 감자라는 점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데다 ‘저가주 효과’가 사라져 주가는 보통 하락한다.

현대건설의 주가는 채권단이 결정하게 될 감자 비율과 차등감자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당분간 약세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시점에서 감자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삼성증권은 “관리종목 편입 후 상장폐지일이 1년여 남아있고, 일반투자자들이 반대할 수도 있어 무리한 감자 추진 가능성은 50% 정도”라고 밝혔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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