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예측기관 환율하락 '경보'

  • 입력 2003년 7월 13일 1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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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가치가 계속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 115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에 '빨간 불'이 켜졌다.

원-달러 환율은 11일 현재 1178.2원으로 올들어 연중 최고치인 4월4일의 1258원에 비해 6.3%나 떨어졌다. 정부가 수출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자 1200원선을 방어하기 위해 5월초부터 달러 매입을 통한 시장개입에 나섰지만 1190원과 1180원선이 힘없이 깨졌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외 환율 예측기관들은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각국의 통화와 함께 원화 가치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하반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15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평균 환율이 1205원이었음을 감안할 때 연평균 환율은 1178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LG경제연구원은 이달초 경제전망 때 하반기 평균 환율이 1190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의 하락추세를 감안해 환율 전망치를 조만간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금융연구원은 달러화 약세에 이어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투자 자금 유입과 경상수지 흑자전환 등을 들어 하반기 평균 환율을 1160원선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10일 발표한 경제전망의 전제로 하반기 평균환율을 1180원으로 봤으나 내부적으로는 하향조정을 점치는 분위기가 많다.

이처럼 국내 예측기관들이 환율 하락을 예상하는 것은 달러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 유입 △수출호조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 △금융기관들의 외화차입 증가 등으로 달러 공급은 넘쳐나는데 경기위축의 여파로 달러 수요는 급감했기 때문.

국제금융기관들도 대부분 같은 이유를 들어 원-달러 환율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9월말 1185원, 12월말 1150원으로 떨어진 뒤 내년 6월말 110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원화 환율이 9월말 1150원으로 떨어진 뒤 연말엔 110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환율을 1200원으로 비교적 높게 봤으나 내년 6월말엔 110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고, 독일 도이체방크도 연말 1190원에서 내년 6월엔 1175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변재영 한은 외환운영팀장은 "미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달러화 약세정책을 펴고 있고 일본과 유럽연합(EU)도 여기에 대응하면서 세계적으로 환율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수출 위주의 한국에게 원-달러 환율의 안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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