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CDMA칩 세계시장 90%독점 "퀄컴 독주막기" 연합

  • 입력 2003년 5월 16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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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의 독주를 막아라.’

미국의 퀄컴이 전세계 물량의 90% 이상을 독식해온 부호분할다중접속(CDMA)칩 시장에 지각 변동의 조짐이 일고 있다.

노키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외 업체들이 CDMA칩 개발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퀄컴의 독주 체제에 제동이 걸린 것. CDMA칩이란 PC의 중앙처리장치(CPU)처럼 휴대전화기나 기지국 장비에 사용되는 휴대전화 핵심부품이다.

16일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를 비롯해 미국 TI, 유럽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3사는 CDMA 시장 공략을 위해 공동으로 CDMA칩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TI와 ST마이크로는 이를 위해 표준 CDMA칩 개발을 위한 집적회로(IC) 기술을 교환키로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3사는 2·4분기 중 3세대 CDMA(cdma2000 1x)용 시제품을 선보여 하반기부터는 전세계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상용제품 판매에 나설 계획. 무선분야 시장을 활발히 공략중인 TI는 초고속 인터넷 통신 기능을 갖춘 3세대 CDMA칩 개발을 이미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퀄컴에 대한 기술의존에서 벗어나 CDMA칩을 독자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휴대전화기 시장에서 포화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핵심부품 국산화를 통한 원가절감 차원에서 CDMA칩 국산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3세대 CDMA용 칩을 개발해 이달 중 새 칩을 쓴 서비스 업체용 단말기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3년여에 걸쳐 개발한 CDMA칩은 연산처리 속도가 퀄컴사의 동급 제품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비동기식 IMT-2000(W-CDMA) 칩 개발도 추진한다는 구상. LG전자도 국내 중소기업인 이오넥스와 제휴, 독자적인 비동기식 IMT-2000 칩을 상용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원증권 최태경 수석연구원은 “1995년 이후 국내업체가 퀄컴에 준 CDMA 로열티는 12억6500만달러에 이른다”며 “CDMA칩 시장의 경쟁체제 진입은 퀄컴과의 기술료 협상과 원가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국내 업체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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