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社직원이 카드빚 때문에 고객정보 중개상에 넘겨

  • 입력 2003년 5월 2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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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빚에 허덕이던 신용카드회사 직원이 고객 수백명의 신용카드번호 등 신용정보를 전문 카드정보 중개상에 팔아 넘겼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중개상들은 신용카드 정보로 위조카드를 만들어 현금 서비스를 받고 인터넷 경매, 경륜 비용을 결제하는 등 13억5000여만원을 가로챘다.

서울경찰청은 2일 고객 신용정보를 팔아넘긴 혐의(신용 정보이용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LG카드 직원 허모씨(31)와 카드정보 중개상 이모씨(27) 등 4명을 구속하고 카드깡업자 김모씨(28)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LG카드 회원심사팀 직원이었던 허씨는 카드 빚 5000만원에 허덕이다가 고객 정보를 팔기로 하고 인터넷 카페를 통해 카드정보중개상 이씨에게 고객 인적사항과 카드번호, 비밀번호 등 620명의 신용정보를 700만원에 팔아넘긴 혐의다.

이씨는 허씨에게서 받은 400명의 신용정보를 다른 중개상 김모씨(29)에게 1000만원에 넘겼으며 김씨는 또 다시 배모씨(30)에게 2000만원을 받고 비밀번호가 포함된 41명의 신용 정보를 건넸다. 비밀번호가 포함된 신용카드 정보는 인터넷상에서 ‘완자료’라는 이름으로 신용카드 사용 한도액의 10∼30%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배씨 등 4명은 넘겨받은 신용정보를 이용해 위조 신용카드를 만들어 인터넷 쇼핑몰에서 속칭 ‘카드깡’을 통해 1억여원을 가로챘다. 특히 비밀번호 없이 유통됐던 나머지 카드정보를 이용해서도 12억여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경찰과 카드사 자체 조사결과 드러났다.

현재 신용정보 중개상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는 회원수가 240여명인 ‘쩐주와 쌍둥이 카드’를 비롯, D사이트에만 6개가 있으며 지난 해 말부터 비슷한 사이트가 급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용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카드결제 시 사용내용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보해주는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쓰지 않는 카드도 정기적으로 사용 내용을 점검해야한다”고 당부했다.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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