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채권시장 전망]국고채 선호 지속…금리 폭등은 없을듯

  • 입력 2003년 4월 1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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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와 카드채(카드회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부실 문제로 3월 내내 요동쳤던 채권시장이 이전 상태를 회복한 가운데 4월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카드채 신용 위험이 잠복한 상태에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심리와 지나친 금리 하락을 막으려는 정부 정책이 맞서 4월 금리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복이 심했던 3월 채권시장=3월 초 만기 3년짜리 국고채 수익률은 큰 변동 없이 4.60∼4.65%의 좁은 박스권 안에서 오르내렸다.

11일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가 터지고 금융시장이 혼란에 휩싸이면서 국고채 수익률은 13일 5.24%까지 올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7일에는 카드채 신용 리스크 문제가 터졌고 머니마켓펀드(MMF)에서 25조원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금융시장에 돈을 공급하고 금감원이 카드사 안정화 대책을 내놓으며 상황이 진정되기 시작했다.

20일 이라크전쟁이 시작됐고 안전자산에 돈이 몰리면서 국고채 수익률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3월31일 만기 3년짜리 국고채 수익률은 4.62%를 나타냈다.

▽심한 양극화 현상 나타나=이민구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두 가지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우선 한은의 자금 지원이 은행권에 집중됐고 투신사의 MMF를 빠져나간 돈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은행에는 돈이 넘치고 증권사에는 MMF 환매자금이 모자랐다.

또 SK글로벌과 신용카드회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회사채 매매는 피하고 안전한 국고채에만 투자하려는 심리가 강해졌다.

이재욱 KIS채권평가 팀장은 “카드채 거래는 여전히 부족하고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도 거래량이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금리는 계속 내릴까?=시장에서는 2·4분기(4∼6월)에는 금리가 방향성을 나타내지 않고 4.50∼5.20%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만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은 계속되겠지만 금리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정부의 개입이 변수라는 설명이다.

이민구 연구위원은 “이라크전쟁과 북한 핵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국고채 선호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동준 한투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채권 금리가 지나치게 오르면 돈을 풀고 반대로 지나치게 낮아지면 돈을 거둬들여 금리 변동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2·4분기가 지난 뒤에는 콜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리가 오르면 카드채 문제 및 MMF환매 사태가 재연될 수 있는 데다가 전쟁이 끝난 후 경기가 하락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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