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폭탄돌리기'…스탠더드텔레콤 10원∼20원매매 후끈

  • 입력 2003년 3월 31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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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코스닥시장에선 5일의 시한을 두고 ‘더블’(수익률 100%)인가, 아니면 ‘깡통’(손실률 100%)이냐의 도박이 진행되고 있다.

27일 정리매매에 들어간 스탠더드텔레콤의 31일 주가는 하루종일 10원과 20원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10원은 28일의 종가이고 20원은 이날 주가의 상한가. 24일 부도를 낸 이 회사는 ‘기업으로서 생명이 끝났다’는 감사 의견을 사유로 5일 퇴출된다.

상한가는 보통 전날 종가보다 12% 높은 가격으로 정해진다. 하지만 코스닥 종목의 호가 단위가 10원이기 때문에 이 종목의 28일 상한가는 11원20전이 아닌 20원으로 결정됐다.

28일 거래량은 1494만여주. 10원에 사서 20원에 팔아 하루 만에 100%의 수익률을 거둔 이가 있는가 하면 ‘혹시 30원에 팔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20원에 사들인 투자자도 있었다. ‘20원에 팔겠다’는 주문을 냈으나 팔리지 않은 물량이 1000만∼2000만주를 오르내렸다. ‘10원에 사겠다’는 매수 잔량은 하루종일 1000만주를 넘나들었다.

브릿지증권 김경신 상무는 “이런 어이없는 폭탄 돌리기를 예방하려면 정리매매에 들어간 극단적인 저가주는 호가 단위를 1원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코스닥시장 관계자는 “특정 종목에 대해 호가 단위를 따로 지정하는 것은 전산 처리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아슬아슬한 모험에 재산을 걸 것이냐의 선택은 투자자에게 달려 있다. 스탠더드텔레콤 주식은 4일 장이 끝나자마자 사실상 휴지 조각으로 변한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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