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3만원대 무너졌다…'카드' 부실에 발목 잡혀

  • 입력 2003년 3월 31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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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에 ‘발목’이 잡힌 국민은행이 다시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31일 종가는 2001년 11월 합병 이후 처음으로 3만원대가 무너지며 2만9600원으로 내려앉았다. 재상장일 종가는 4만3200원이었다.

자회사인 국민카드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난 데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가 드러나면서 손실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민은행의 실적 악화를 우려, 투자의견을 내리는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날 JP모건증권이 2003년 순이익 추정치를 26% 낮춘 1조6350억원으로 제시했으며 이보다 앞서 모건스탠리도 투자등급과 목표주가를 각각 내렸다.

외국인들의 ‘팔자’물량도 몰리면서 외국인 지분도 지난달 20일 68.79%에서 31일엔 67.98%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국민카드와 은행의 카드사업본부가 안고 있는 신용카드 대출 등 22조원가량의 카드 자산이 큰 부담. 가계대출 연체율이 좀체 줄지 않아 손실이 커지고 있다. 2월말까지 국민카드의 누적적자는 2960억원에 이르며, 이로 인한 국민은행의 지분법평가손실은 약 2100억원에 이른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가 불러온 추가손실과 불확실성도 문제. SK글로벌에 대한 채권은 해외지급보증 등을 합쳐 4700억원이며 50%를 손실로 처리한다면 2300억원의 손실이 추가로 늘어난다. 여기다 계열사로 부실이 파급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만한 호재는 없지만 현재 주가는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SK글로벌의 손실과 카드 부실을 반영하더라도 올해 순이익이 1조6000억∼1조8000억원선에 이른다”며 “주가수익비율(PER)이 5∼6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 정도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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