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HP…BMW+HP…휴렛팩커드 사례광고 눈길

  • 입력 2003년 3월 31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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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휴렛팩커드의 신문용 BMW ‘사례 광고’. ‘우리들의 320㎞ 연구소’라는 문구를 내세운 이 광고는 BMW가 휴렛팩커드 슈퍼컴퓨터를 통해 레이싱카를 디자인하고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사진제공 한국휴렛팩커드
한국휴렛팩커드의 신문용 BMW ‘사례 광고’. ‘우리들의 320㎞ 연구소’라는 문구를 내세운 이 광고는 BMW가 휴렛팩커드 슈퍼컴퓨터를 통해 레이싱카를 디자인하고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사진제공 한국휴렛팩커드
“이거 휴렛팩커드(HP) 광고 맞아?”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HP 광고를 본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HP 광고가 맞지만 정작 큼직하게 부각되는 기업 로고는 아마존, 드림웍스, BMW, 페덱스 등 다른 회사 것이다. 광고 문구도 ‘24시간 문을 닫는 일이 없습니다’(아마존), ‘슈렉을 더 자연스럽게’(드림웍스) ‘전 세계 어디라도’(페덱스) 등 고객사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HP의 전략은 ‘사례(事例) 광고(Credential Story)’.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주로 쓰는 전략으로 공신력 있는 기업들이 자사의 고객사라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첨단 제품의 기능을 복잡하게 설명해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만큼 차라리 이 같은 방식으로 자사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이 광고가 HP 광고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은 ‘+hp=everything is possible’이라는 문구. ‘HP와 손잡으면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광고 후반부에 드림웍스의 영화 ‘슈렉’은 HP 서버와 워크스테이션을 이용했으며 뉴욕증권거래소는 HP 서버와 스토리지 장비를 이용해 하루 14억주의 주식을 거래한다는 부연 설명이 나온다.

이 광고를 매체에 내보내는 기법도 주목할 만하다. HP는 국내 일간지에 3쪽짜리 전면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신문에서는 2쪽 전면광고가 가장 큰 광고였다. 그런데 3쪽 전면광고에 각기 다른 회사들이 등장하다 보니 마치 전혀 연관이 없는 개별 기업들의 광고를 보는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HP는 이번 광고에 들어가는 예산 60억원 중 절반을 인쇄 광고에 쓸 예정. 대다수 광고들이 3분의 2 정도의 예산을 방송에 할애하는 것에 비하면 파격적으로 인쇄 매체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이는 ‘사례 광고’의 특성상 TV보다는 신문이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대행사 웰컴의 송지영 기획부장은 “이 광고는 미국 HP 본사가 지난해 컴팩과의 합병 후 대대적으로 전개하는 글로벌 캠페인의 일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면서 “보잉, 스타벅스, 런던국립미술관 등 HP의 다른 고객들도 광고에 등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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