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주상복합 "마포가 좋아"…건설사들 올 대규모 분양

  • 입력 2003년 3월 13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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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용 오피스빌딩이 즐비한 서울 마포로 일대가 초고층 주상복합 군락지로 거듭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은 서울 마포구 도화동 39의 1에 지상 31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마포 트라팰리스’를 다음달 말 분양할 예정이다. 이는 아파트 72가구(30∼40평형)와 주거용 오피스텔 648실(20∼50평형)을 포함해 모두 720가구가 들어서는 대규모 건물.

롯데건설도 공덕동로터리 도심재개발구역(마포 1-22지구)에 지상 40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2개 동을 올 하반기 분양한다. 아파트 200가구(50∼80평형)와 오피스텔 118실 및 대형 유통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까지 대형 건설사치고 마포로 일대에 ‘발’을 디디지 않은 회사는 거의 없다. 대우 메트로디오빌(지상 30층), 한화 오벨리스크(지상 36층), SK 허브그린(지상 21층) 등 작년까지 모두 7개 오피스텔 및 주상복합건물이 분양을 마쳤다.

마포로에 이처럼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는 것은 편리한 교통여건 때문. 80년대까지만 해도 마포로는 여의도와 광화문, 신촌을 잇는 강북의 대표적 대형 업무시설단지로 각광받았으나 90년대 이후 오피스 공급이 중단되면서 정체됐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지하철 5, 6호선이 개통되면서 마포로는 업무와 주거가 동시에 가능한 ‘직주근접(職住近接)지역’으로 다시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2000년 들어 아파트 공급도 줄을 이었다. 작년까지 삼성 신공덕3차와 삼성 사이버아파트 등 모두 2886가구가 들어섰고 최근 7000여가구의 재개발아파트도 거의 입주 단계에 와있다. 시세도 평당 1000만원을 웃돈다. 2000년 이후 입주한 아파트는 24평형 매매시세가 2억3000만∼2억4000만원, 전세는 1억6000만∼1억7000만원선.

오피스텔 역시 한동안 공급이 뜸해 10년 이상된 건물이 많지만 월세 수요는 꾸준한 편. 15평형 기준으로 보증금 500만원에 월 50만원대. 최근 입주한 오피스텔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부동산 개발회사 "강남이 좋아" ▼

‘부동산 개발회사가 강남으로 가는 까닭은?’

부동산업계에서 파악하고 있는 전국의 부동산 개발회사는 1000여 곳. 이 중 90%가 넘는 회사가 서울, 그 안에서도 ‘강남권’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부동산 개발회사란 땅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 부동산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부동산 전문회사. 외환위기 이후 크게 늘고 있다.

부동산개발 업계에서는 강남에 개발사들이 몰리는 이유를 ‘강남이 절세(節稅)가 쉬운 텍스 헤븐(Tax Heaven·세금 피난처)’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개연성은 충분하다. 강남에 자리잡은 회사는 수천개나 된다. 매출액도 수백만원의 구멍가게 수준에서 수천억원대 대형 회사까지 다양하다.

개발업자들은 이들 법인이 분기마다 쏟아내는 세금계산서를 일일이 조사하고 파악하기란 현 세무행정상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수두룩한 마당에 수십억원 매출을 올리는 회사는 세무당국의 감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지 않으냐는 것.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A컨설팅 황모 사장은 “회사가 드문 지역에서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있다면 세무 당국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사업 인프라가 잘 갖춰진 데다 떠도는 정보가 많은 ‘부자 동네’에서 장사하는 게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역시 강남의 B컨설팅 김모 사장은 “자진 신고하는 세금계산서에 큰 오류만 없으면 20억∼30억원 매출 올리는 회사는 그냥 넘어가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세금에 대한 부담이 아무래도 적은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국세청 당국자는 “회사가 많기 때문에 세무행정을 소홀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일 뿐”이라면서 “모든 세무관련 행정이 국세청을 중심으로 전산화돼 있기 때문에 세금계산서 한 장만 누락돼도 금세 조사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일축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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