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가방만 들고오면 OK"…'빌트인 사무실' 임대 붐

  • 입력 2003년 2월 13일 19시 08분


‘빌트인(built-in) 사무실’ 임대가 늘고 있다.

빌트인 사무실이란 전화기와 팩스, 책상 등 각종 사무용 기기가 완벽하게 갖춰진 곳. 최근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에 냉장고와 에어컨 등 가전제품이 달려나오는 것과 같다. 서류 가방만 들고 입주할 수 있는 사무실인 셈.

사무실 임대회사인 ‘SIB’는 서울 종로구 공평동에 있는 제일은행 본점 20층을 제일은행으로부터 빌려 재임대하고 있다. 복사기와 팩스, 전화기는 물론 첨단 영상회의실까지 갖춰 놓았다.

‘반자코리아’도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서관 11층을 빌려 세를 놓고 있으며 ‘빅웨이’는 강남구 역삼동 큰길타워 17층을, ‘엔바스’는 종로구 종로2가 종로타워 17층을 이 같은 방식으로 빌려주고 있다.

빌트인 사무실의 특징은 사무용 기기를 구비해 놓은 것 이외에 단기 임대가 가능하다는 것. 한 두 달은 물론 하루만 쓸 수 있게 설계한 곳도 있다.

이 같은 경향은 경기가 위축될 기미를 보이면서 사무실에 드는 비용이라도 줄이겠다는 소규모 회사가 늘고 있기 때문. 여기에 1년 혹은 2년씩 전세 계약을 하는 경우 목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단기 임대 사무실을 찾는 이가 많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임대회사들도 이를 감안해 잡무를 처리하는 전문 비서까지 고용, 입주 업체들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SIB 관계자는 “처음엔 새로 회사를 만든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사무실을 빌려줬지만 요즘은 한국에 잠시 들어와 있는 외국계 기업이나 대기업의 태스크포스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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