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모럴 해저드'논란…公자금 투입 1조 넘는데 조직확대

  • 입력 2003년 1월 28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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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을 1조1581억원이나 지원받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수협중앙회가 최근 부서를 신설하고 정원을 늘리는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2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수협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지도사업 부문에 조사부, 신용사업부문에 수산금융부를 신설했다. 또 신용사업부문에 있던 리스크관리팀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인 리스크관리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이에 따라 수협의 부서 수는 종전의 14개에서 17개로 늘어났다. 정원도 1949명(지난해 기준)에서 1991명으로 각각 늘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2001년(부서 12개, 정원 1835명)에 비해 부서는 5개, 정원은 100여명 이상 증가한 셈.

이 같은 조직 확대를 놓고 수산업계 관계자들은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할 수협이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에 빠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수협이 지난해 8월부터 일선 수협에 대해 예탁금 규모가 60억원 미만이거나 2년 연속 적자를 낸 상호금융 점포를 폐쇄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도 자체 조직을 늘린 것은 ‘제몫 챙기기’에만 급급한 ‘조직 이기주의’라는 비판도 많다.

이에 대해 수협측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2001년 이후 경영여건이 개선되면서 사업규모가 커진데다 금융감독원에서 리스크 관리와 자산운용 부문을 강화하라는 지침을 보내 부서를 신설하고 인력을 확충했다”고 해명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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