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또 다시 예금금리 인하

  • 입력 2002년 12월 30일 15시 55분


지난달 예금 금리를 잇따라 인하했던 시중은행들이 또다시 예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

이는 가계대출 위축 등으로 자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데다 예금보험공사가 예금보험료를 사실상 인상함에 따라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은 이달초 정기예금 금리를 낮춘데 이어 최근 퍼스트가계적금 금리를 연 5.0∼5.6%에서 4.8∼5.4%로 기간에 따라 0.2%포인트씩 인하했다. 또 주택청약예금 금리와 청약부금 금리도 각각 연 5.1%와 5.7%로 0.1%포인트씩 낮췄다.

제일은행은 이와 함께 수시입출금식 예금인 퍼스트저축예금도 잔액 1000만원 미만인 예금 금리를 연 1.0%에서 0.5%로 내렸다. 기존에는 잔액 100만원 미만까지 연 0.5%의 금리를 적용했었다.

대구은행도 20일 플러스1000 정기예금 금리를 △1년 만기는 연 4.9%에서 4.8% △2년 만기는 5.4%에서 5.3% △3년 만기는 5.6%에서 5.5%로 각각 0.1%포인트씩 인하했다.

국민 우리 하나은행 등 한달전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한 다른 은행들도 또 한차례 금리를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은행들은 아직 금리 인하 계획을 잡지 않고 있지만 예보의 예보료 인상으로 발생한 추가 비용을 어느 정도 고객에게 부담시킬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예보는 회수불가능한 공적자금 일부를 금융기관에 부담시키기 위해 각 금융기관으로부터 예금보호 대상 예금의 0.1%를 '특별기여금'으로 받기로 하고 이같은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시행령을 이날 관보에 게재했다.

예보는 올해 금융기관들로부터 총 6000억원의 특별기여금을 걷는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은행들이 부담할 금액은 4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보가 특별기여금을 추가로 부과하는 것은 사실상 예보료를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가뜩이나 자금운용의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에 추가비용까지 발생해 수신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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