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워크아웃 상담 8200건 - 신청 94건

  • 입력 2002년 12월 2일 18시 01분


신용불량자 수가 크게 늘면서 개인워크아웃(신용회복 지원) 상담 건수는 급증하고 있지만 까다로운 신청 절차 때문에 실제 신청 건수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신용회복지원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접수를 시작한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94명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담 신청은 지난달 인터넷 1800건, 전화 5280건, 방문 1121건 등 8201건으로 10월(5389건)보다 50% 늘어났으나 신청 실적은 미미한 것.

신용회복지원위가 개설한 사이버민원실(www.pcrs.or.kr)에는 “장기간에 조금씩 빚을 나눠 갚을 수 없느냐”거나 “월 100만원 소득으로 카드빚 이자만 내다 지쳐버렸다”는 등 상담이 쇄도하고 있다.

상담 건수에 비해 실제 신청 건수가 적은 것은 무엇보다 복잡한 신청 절차와 금융기관들의 무관심 때문.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하려면 대출받은 금융기관을 일일이 방문해 신용회복지원 승인신청서, 채무자 신고서, 부채증명서, 적격 확인서를 받은 뒤 승인신청서 등에 기입한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각종 서류를 첨부해 신용회복지원위에 내야 한다.

개인워크아웃 상담을 받아주는 금융기관 창구도 턱없이 부족하다.

1200여개 점포를 가진 국민은행의 경우 신용불량자 상담창구가 전국적으로 20개에 불과하고 LG카드와 신한카드도 각각 13곳, 1곳뿐이다.

상당수 상담자가 신청 요건에 맞지 않는 것도 신청자가 적은 또 다른 이유.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5000만원 이하의 빚을 지고 있으며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지 1년이 지나고 △본인이나 배우자가 최저생계비(4인 가족 99만원) 이상 수입이 있어야 한다. 또 1개 금융기관의 채무액이 전체의 70%를 넘으면 안 된다.

부족한 신용회복지원위 인력도 문제. 현재 개인워크아웃 상담을 위한 전화(02-6362-2000) 회선은 모두 10개로 10명의 상담원이 하루 평균 300여건의 전화 상담을 받고 있다.

한편 2일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이후 한달 평균 7만명 이상씩 늘어나고 있는 신용불량자 가운데 90%에 이르는 6만5000여명은 신용카드를 과다하게 사용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