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지식정보 모으자" 선배 노하우-후배 아이디어 공유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7시 47분


“모으라, 키우라, 그리고 교환하고 이용하라. 정보공유가 21세기 기업의 살 길이다.”

장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IT업계의 고민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식경영’이라는 화두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경기 전망이 ‘비오고 흐린’ 때일수록 정보화를 통해 내부 경쟁력을 탄탄히 해놓을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 지금 IT업계에서는 기업 안팎으로 정보의 공유 및 활용 움직임이 활발하다.

삼성SDS는 최근 사내 선배급 임직원 118명을 사내교수인 ‘멘토(mentor)’로 임명하는 행사를 가졌다. 조언자이자 지도교사라는 뜻의 ‘멘토’ 제도는 사내 전문가를 후배 육성에 활용하자는 차원에서 삼성SDS가 매년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 멘토들은 IT전문 교육기관인 삼성멀티캠퍼스에서 자신이 쌓은 지식을 정기적으로 후배들에게 강의, 전수하고 있다.

임직원들끼리는 ‘아리샘’이라는 직원전용 지식공유 사이트를 통해 현장경함 및 노하우를 나눈다. 정보를 올린 직원에게는 사이버화폐를 주고 나중에 현금으로 바꿔주는 보상제도 등을 통해 동참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출장을 다녀온 직원이 현지 정보나 경험을 ‘아리샘’에 올리지 않을 경우 출장비가 나오지 않을 정도. 이런 열심 덕에 이 사이트에는 18만여건에 달하는 업무 관련 정보가 축적됐다.

퇴사한 뒤에도 정보 공유는 계속된다. 회사를 떠난 직원들은 IT벤처 커뮤니티 ‘SDS4U’를 통해 정기 모임을 갖고 수시로 업계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KTF는 반대로 주니어급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지식을 상급자들이 활용하는 ‘하트보드(Heart Board)’ 제도를 운영한다. 각 부서에서 선발된 실무자 11명이 모여 회사업무 개선점 등을 정기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SI업체 포스데이타는 사내의 20여개 실무동호회를 통해 직원들이 관심있는 분야의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무선 인터넷 연구회, 보안 연구회, 인텔리전트 클럽 등 동호회 사이트에서 회원들이 올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최근 석박사 2000여명의 노하우와 연구 경험 등을 체계화해 지식관리시스템(KMS)을 구축하는 등 IT 관련 연구기관의 지식공유 노력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SDS 박준성 상무이사는 “지식경영은 사내의 작은 정보를 서로 나누고 이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며 “필요성을 절감한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기술 인프라의 발달로 지식경영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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