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카드3사 주가 ‘추락의 끝’ 은 어디?

  • 입력 2002년 9월 24일 17시 45분


상장 또는 등록된 신용카드 3사의 주가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LG카드 외환카드 국민카드의 현재 주가는 올 상반기에 달성한 최고가에 비해 무려 3분의 1로 떨어진 수준이다.

카드 업계는 미국 증시 하락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업종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를 반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주가 하락과 구조론〓종합주가지수가 4월을 정점으로 떨어지면서 카드회사 주가도 내림세를 계속했다. 문제는 하락폭이 다른 업종에 비해 지나치게 크다는 것.

24일 종가를 기준으로 종합주가지수는 4월 장중 고점인 943.54보다 28% 내렸다. 반면 LG카드는 4월22일 10만8000원에서 3만8900원으로 63% 떨어졌다. 국민카드는 6만1100원(3월25일)에서 2만7600원으로 54%, 외환카드는 4만7200원(1월25일)에서 1만3800원으로 70%가 내렸다.

이승훈 UBS워버그 한국지점 리서치헤드는 13일 보고서를 내고 “한국의 카드시장은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가는 중요한 이행기를 지나고 있어 과거의 빠른 성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행기에는 연체율과 미수금이 늘어나고 정부 규제가 변화하며 규제의 변화는 불확실성을 증가시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성병수 교보증권 책임연구원도 “카드업체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데 비해 연체율 증가 등으로 수익성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카드산업은 성장의 마지막 단계를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의 주가 내림세는 미래의 수익 감소를 미리 반영하고 있다는 것. 23일 금감원이 발표한 카드업계의 연체율 증가 추세도 이런 논리에 힘을 싣고 있다.

▽과매도 현상에 불과〓그러나 유승창 대우증권 연구원은 “연체율이 커지는 이유를 따져보면 최근의 주가 하락은 분위기에 휩싸인 과매도 현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회사들이 리스크를 미리 관리하기 위해 스스로 부실 회원을 정리하거나 연체 한도를 줄이기 때문에 연체율이 느는 것이므로 구조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것.

유 연구원은 “업계가 수년 연속 100% 이상의 성장을 해 후유증이 불가피하지만 올말경 정리 작업이 끝나면 실적이 좋은 회사부터 주가가 차별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좁은 국토에 인구가 많고 인터넷 등 통신수단이 잘 발달돼 있어 미국보다 카드산업이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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